타임오프제(근로시간면제제도) 시행으로 임금단체협상(임단협)에 진통을 겪는 사업장이 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5일 총파업에 들어간 민주노총 공공서비스노동조합 사회연대연금지부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19일 총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2010년 하반기에 들어섰지만 연금노조는 아직도 '2009년 임단협' 투쟁을 하고 있었다. 협상이 이렇게 길어진 것은 단순하게 교섭이 결렬돼서가 아니라 사측이 타임오프제 시행과 함께 노동조합을 말살하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3000여 명의 조합원들은 무대 앞에 마련된 좌석과 장충체육관의 객석을 가득 채웠고 '2009년 임단협 승리', '민주노조 사수'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측, 근로시간면제자 6명 고집... 무급 노조전임자도 '안돼'
연금노조와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12월 '2009년 임단협'의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으나 이사장의 거부로 합의에 실패했다. 해를 넘겨서도 협상은 진척되지 않았고 사측은 지난 3월, 이전 단체협약에 대해 해지를(9월 15일 실효) 통고했다.
단체협약 해지를 3개월 앞둔 지난 6월, 어렵게 협상이 재개 됐지만 사측은 고용노동부의 타임오프 매뉴얼보다 못한 조건을 노동조합에 제시했다. 고용부의 타임오프 매뉴얼에 따르면 노동조합은 조합원 숫자에 따라 근로시간면제자(사측이 임금을 줄 수 있는 인원)를 둘 수 있고 노사가 합의에 따라 노조전임자의 인원수를 조절 할 수 있다. 이때 노조전임자는 사측이 임금을 부담하지 않으며 무급휴직 처리를 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연금노조의 전임자는 모두 10명으로, 노조 측은 타임오프 매뉴얼에 따라 조합원 3400여 명의 사업장에서 가능한 7명의 근로시간면제자를 두고 나머지 3명에 대한 임금을 노조에서 감당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민연금공단은 근로시간면제자를 6명만 둘 것을 요구했고 그 외 노조전임자는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노조전임자에 대해 무급휴직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당 인원은 더 이상 노조활동이 불가능해진다.
그밖에도 국민연금공단은 노동조합 간부에 대한 임의발령을 가능하게 하는 조항과 친인척의 결혼, 장례 등에 쓸 수 있었던 특별휴가 축소, 경조금과 출산장려금을 축소하는 조항을 제기했다. 연봉제 도입과 각종 인사 경쟁 제도도 노사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부분이다.
이에 홍성대 사회연대연금지부 지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노사관계 파탄을 막고 연금의 미래비전을 위해 3400 연금노동자는 이사장에게 대화를 촉구한다"며 "소중한 일터를 지키고 고통 받는 국민의 마지막 보루인 국민연금을 생각하며 어떤 난관이 있어도 이 길을 가자"고 성토했다.
전남대병원, 노조안으로 협상 타결
파국으로 치닫는 국민연금공단과 연금노조의 사례와 달리 파업직전까지 갔던 전남대학병원은 노사양측이 밤샘 협상으로 원만한 합의안을 만들어냈다.
전남대학병원은 국민연금공단이 근로면제자를 6명으로 축소하려 한 것과 마찬가지로 타임오프 매뉴얼에서 최대 1만 시간까지 보장할 수 있는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6000시간으로 제한하려고 했다. 또한 임금을 삭감하는 안까지 제시해 노조의 파업은 불가피해 보였다.
그러나 지난 15일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던 전국보건의료노조 소속 전남대병원 노조는 14일 사측과 밤샘 협상을 통해 '임금삭감안을 포함하여 사측 단체협약 전면 철회', '타임오프 상한선인 10000시간 보장'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조합원 1350명인 전남대병원 노조가 근로시간면제 상한선인 1만 시간을 확보한 것은 현재 타임오프 관련 협상을 벌이고 있는 다른 사업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의료노조는 협상을 마치고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집중투쟁을 통해 단체협약 개악안을 전면 철회시켰고, 새로 도입된 타임오프 최대상한선인 1만 시간을 확보했다"며 "특히 타임오프 상한선을 확보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에 향후 타 사업장의 타임오프제 교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그동안 노동부 매뉴얼 등을 빌미로 눈치 보기로 일관해 온 병원사업장들의 교섭진전, 나아가 자율교섭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국금속노동조합이 21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가운데 '노조법 개정', '타임오프제 철회' 등을 요구하며 단식에 들어간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의 농성이 8일째 접어들었다.
서울 광화문 옆 열린시민공원에 차려진 김 위원장의 단식 농성장에는 지난 14일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16일 정세균 민주당 대표, 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은 19일부터 정의헌 수석부위원장과 세 명의 부위원장들까지 단식에 돌입해 '타임오프 철회'의 압박 수위를 높였다.
2010.07.19 20:17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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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노조, '타임오프' 관련 총파업... 전남대병원은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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