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어나무의. 수피가 군더더기 없이 매끈했다.
박금옥
그 중의 한 나무를 붙잡고 누군가 묻는다. 무슨 나무인가, 참나무 같다, 떡갈나무 아닌가, 도토리나무 같다, 등등 한마디씩 하는데 신갈나무며 도토리 6형제 중 하나란다. 도토리가 6형제나 된다니. 갑자기 도토리 6형제 나무를 외우는 방법 때문에 떠들썩해졌다. 오늘 머리를 쓰게 만든 것은 도토리 6형제다. 우리들이 왈가왈부하니 강사는 한꺼번에 알려고 하지 말고 6형제 중 생김이 비슷한 둘둘 씩 묶어 외우라고 한다. '떡, 신'(떡갈나무, 신갈나무), '졸, 상'(졸참나무, 상수리나무), '갈, 굴'(갈참나무, 굴참나무)로 기억하되 둘둘도 또 다른 부분이 있으니 확실히 알기에는 많은 시간이 들 거라고 한다.
그날 우리가 본 것은 주로 신갈나무와 상수리나무임에도 불구하고 여섯 나무를 모두 본 것처럼 헷갈려 했다. 다만 떡갈나무와 신갈나무는 잎자루가 없이 잎이 줄기에 딱 달라붙어 있고, 나머지 네 나무는 잎자루가 있어서 잎이 줄기로부터 떨어져 붙어 있다는 확실히 다른 하나를 배운 것으로 만족했다. 떡갈나무의 잎은 쪄서 떡을 싸기도 하기에 떡갈나무라고 한다는데, 강사가 어느 시골 장터에서 떡갈나무에 싼 떡을 파는 할머니한테 "이거 떡갈나무 잎이잖아요?" 했더니 할머니가 요즘 젊은 사람이 어찌 떡갈나무 잎을 알아보냐고 신기하다고 떡값을 받지 않으려 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신발의 깔창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해서 신갈나무이고, 장기판의 졸병처럼 잎이 가늘고 도토리도 제일 작다는 졸참나무와 맛이 좋아 임금님의 밥상에 올라서 상수리나무라는 정도로 도토리 3형제와 조우했는데,(그날 갈참, 굴참, 졸참은 만나지도 못했다) 아마도 앞으로 계속 이 나무를 확인하려고 산에 갈 때마다 목이 하늘을 향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