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안보 고공농성장 촛불 "이환문-최수영 사랑한데이..."

[현장-4대강 사업 반대 농성] 함안보 전망대 앞 촛불문화제...부산-울산-경남 시민 50여명 모여

등록 2010.07.23 21:41수정 2010.07.23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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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변에 촛불이 밝혀졌다.

이환문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과 최수영 부산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 22일 새벽부터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함안보(18공구) 공사장 타워크레인(전체 높이 40m)에서 4대강 사업 중단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속에, 23일 저녁 함안보 주변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a  23일 저녁 함안보 전망대 앞에 모인 시민들이 함안보 공사장 크레인 위에서 농성하고 있는 두 활동가를 향해 고함을 지르며 촛불을 들어 보이고 있다.

23일 저녁 함안보 전망대 앞에 모인 시민들이 함안보 공사장 크레인 위에서 농성하고 있는 두 활동가를 향해 고함을 지르며 촛불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윤성효


부산과 경남, 울산지역에서 온 환경연합 회원과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50여 명은 이날 오후 7시 30분부터 1시간 가량 촛불을 들었다. 촛불문화제는 고공농성 첫날인 22일 저녁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이들은 함안보 아래쪽 출입문 앞에서 출발해 600m 가량 떨어진 함안보 전망대까지 촛불을 들고 걸어갔다. 이어 이들은 두 활동가들이 농성하고 있는 타워크레인이 보이는 낙동강변에서 촛불을 들고 서 있었다.

사회자 부산환경연합 회원 정지숙씨가 선창하자 참가자들은 일제히 촛불을 들고 "이환문, 최수영 괜찮나"를 외쳤다. 그러자 멀리 크레인 꼭대기에서 불빛이 깜박거렸다. 고공농성자들이 휴대전화를 켜 불빛을 보여 준 것이다.

이어 참가자들은 "이환문, 최수영 우리가 보이나"라고 고함을 질렀고, "최수영, 이환문 밥은 묵었나"고 외쳤다. 그러자 잠시 뒤 700m 가량 떨어진 크레인 위에서 역시 불빛이 깜박거렸다.

김경철 습지와새들의친구 사무국장은 "힘이 들지만 우리의 염원이 관철되도록 힘을 모으자, 두 활동가는 정말 힘들게 지내고 있을 것"이라며 "며칠 뜨거운 날씨다, 두 활동가가 건강하게 내려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병현 부산환경연합 공동의장은 "강에는 물과 풀, 나무, 모래톱과 새들이 함께 살아야 한다. 우리의 뜻이 관철되도록 힘을 모으자"고, 조유묵 마산창원진해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 사업은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모두 같이 힘을 모아 투쟁하고 저항하자"고 전했다.

빈지태 함안군의원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리에 함께해서 감사 드린다. 어제와 오늘 군의회에서 집행부의 업무보고를 받았는데, 4대강 사업에 관해 보고를 하더라. 몇 가지 질책을 하기도 했다. 4대강사업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기들도 과연 옳은 일인지 옳지 않은 일인지를 모르고 있거나, 위에서 시키니까 하는 것으로 보였다"면서 "관청에서는 주민들을 꼬드겨서 보가 만들어지면 부자로 사는 것처럼 하는데, 그 내용을 알면 정말 소름 끼치는 논리다. 최선을 다하겠다."

a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과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이 22일 새벽 4대강사업 중단 등을 외치며 낙동강 함안보 공사장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는 속에, 부산과 경남, 울산지역에서 온 시민들이 23일 저녁 함안보 전망대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최수영 부산환경연합 사무처장과 이환문 진주환경연합 사무국장이 22일 새벽 4대강사업 중단 등을 외치며 낙동강 함안보 공사장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는 속에, 부산과 경남, 울산지역에서 온 시민들이 23일 저녁 함안보 전망대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 윤성효


참가자들은 마지막으로 '아침이슬'을 불렀다. 뒤이어 이들은 "최수영, 이환문 사랑한데이~"라고 외쳤다.

이날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최동섭 부산YMCA 국장은 "활동가들이 저렇게밖에 할 수 없었는지에 대해 정부가 알아 주었으면 한다"면서 "하루 속히 법정 홍수기만이라도 공사를 중단해야 한다, 정부가 강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영애 울산환경연합 사무처장은 "두 활동가의 고공농성은 직접 나선 숭고한 행동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지 않으니까 저런 방법을 불러일으킨 것"이라며 "두 활동가의 행동이 큰 울림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동철 동의대 교수는 "어떻게 생각하면 4대강 사업이 뒤집어질 때까지 내려오지 않기를 바란다, 그러나 두 활동가는 안전하게 빨리 내려오기를 바란다"면서 "부산에서 환경연합은 시민운동 활동이 왕성하고, 최수영 사무처장은 발로 시민운동을 해왔다. 빨리 돌아와 시민운동의 현장에 있는 그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a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이 23일 오후 함안보 현장을 방문해 두 활동가의 고공농성 현장을 살펴본 뒤,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이 23일 오후 함안보 현장을 방문해 두 활동가의 고공농성 현장을 살펴본 뒤, 시민단체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 윤성효


한편 정치인들의 발걸음도 이어지고 있다. 조승수 진보신당 의원은 23일 오후 함안보 현장을 찾았으며, 두 활동가들이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크레인 앞의 가물막이 구조물까지 가보기도 했다. 조 의원은 시민단체들이 마련한 물과 초콜릿, 빵 등 먹을거리를 두 활동가한테 전달하도록 했다.

조승수 의원은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활동운동가들이 행동에 나섰다. 불행한 일이 벌어지지 않아야 한다. 정치권이 나서서 직접 행동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회 특위 구성 등에 대해 야4당은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데, 여당이 수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 때 민심을 확인했는데, 정부와 한나라당은 일방적이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문수 스님의 소신공양을 비롯해서 활동가들의 고공농성까지 이어졌는데, 이는 민심의 반영이라 본다"며 "지금이라고 정부와 여당은 여론을 수렴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철국 민주당 의원도 22일 오후 함안보 현장을 방문했으며,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단은 24일 오전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크레인 고공농성 이틀째인 23일 경찰과 소방서는 크레인 아래에 그물망을 설치해 놓았다.
#4대강정비사업 #낙동강 #함안보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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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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