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만화', '26년', '타이밍'의 웹만화로 유명한 작가 강풀(본명 강도영)씨가 시민문화제에서 응원 발언을 하고 있다.
강민수
23일 금요일 오후, 서울 종로거리는 차와 사람들로 붐볐지만 보신각 앞에서는 시민들의 뜨거운 외침과 왁자지껄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 소리의 진원지는 바로 '상지대 지키기, 한여름밤의 시민문화제'.
지난 4월 29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 산하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가 학교법인 상지학원의 김문기 전 이사장 측의 인사 5명을 정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한 이후, 김수림 학생회장을 비롯해 상지대 학생들은 '비리 재단'의 복귀를 저지하기 위해 투쟁을 벌여왔다.
김문기 구 재단 이사장은 1993년 김영삼 정권의 사학비리 개혁조치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상지학원에서 퇴출됐지만 오는 30일에 있을 사분위의 결정에 따라 복귀 여부가 결정된다. 사분위의 결정에 맞서 상지대학교 교수·학생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비리재단'의 복귀를 막기 위해 30일 전까지 총력 투쟁을 벌이겠다는 방침이다.
"본인은... 여러분의 투쟁이 좋아, 아주 좋아~" 상지대 국문과 94학번 동문이기도 한 웹 만화가 강도영(필명 강풀)씨가 무대에 올라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강씨는 "여기에 와보니 시간이 멈춘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졸업한 지 10년이 됐지만 그동안에도 '김문기'라는 이름이 떠나지 않았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덧붙여 강씨는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미안하다"면서 "비리를 저지른 사람이 다시 학교에 돌아온다는 게 정말 상식적인 일인가를 생각해 보라, 자신의 행동이 상식적이라고 생각된다면 끝까지 싸워 보라"고 후배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