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천 산책로 청소서부천 좌우로는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를 청소하는 주민들
방제식
계양구 주민들은 이 농수로를 생태하천화하자는 운동을 본격적으로 벌이기 시작했다. 그 일의 주역으로는 계양구 주민들의 인터넷 커퓨니티인 '계양구주민연합'이라는 카페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현재 회원수가 7400여 명인 이 카페를 통해서 계양구에 소재한 개별주민, 시민단체, 복지단체, 봉사단체, 진보정당 등이 서부간선수로에 대한 소식을 공유하면서 생태하천화 하자는 요구도 급증한 것이다.
결국 이들은 지난 1월 인천시, 계양구, 한국농어촌공사김포지사, 인천광역시하천살리기추진단, 지역구국회의원, 지역구시의원, 계양의제21실천협의회, 인천연대, 계양구주민연합 등 11개 기관, 개인이 참여한 가운데 토론회를 개최하여 서부간선수로를 생태하천으로 만들기 위한 지역사회의 동의를 이끌어 냈다.
이 토론회는 토론회에 참여한 11개 기관, 주민이 함께하는 '바람직한 서부간선수로 조성을 위한 민-관 협의회'를 만들었고, 시장, 구청장, 국회의원 등 대표자들이 모두 참가한 가운데 협약식을 갖기도 했다.
2월에는 2000여 명의 주민이 참여한 가운데 '서부간선수로 생태하천 기원 정월대보름 맞이 연날리기 대회'를 성사시키며 지역 최고의 현안으로 만들어 냈다. 결국 6월 지방선거에 나서는 대부분의 후보들이 서부간선수로를 생태하천화 하겠다는 공약을 들고 나오게 만들었다.
물론 그 과정에는 갈등도 있었다. 인천광역시에서 주민들의 반대에도 서부간선수로 구간 중 일부인 서운동-삼산동 1.8km 구간에 2차선 왕복도로를 건설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생태하천을 바라던 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수로 위로 도로를 만드는 것은 협약식의 내용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인천시를 압박했고, 결국 선거를 며칠 앞두고 인천시에서는 시장 명의로 도로계획을 철회하겠다는 공문을 내렸다.
지방선거 당선자들이 모두 공약으로 내세운 서부간선수로 생태하천화 운동은 이제 다른 국면을 맞이했다. 실제로 유지용수를 어떻게 확보할 것이며, 주변공간은 어떻게 조성할 것인가 등의 문제가 대두한 것이다.
국내에서 구거(하수도)를 하천으로 만든 예는 있지만 농수로를 하천으로 만든 예는 없기 때문에 당분간 농수로와 생태하천을 병행하는 방법 등도 논란거리로 남아 있다.
4년 전부터 실시된 도로개설계획을 철회시키고,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모두 같은 선거공약을 내걸도록 한 무시무시한 파워를 보여준 서부간선수로의 진정한 힘은 어디있는가?
그 힘은 주민들이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한 청소에서 시작됐다. 매달 청소를 통해 지역 주민들에게 서부간선수로의 실태를 알리고, 쉽게 주민들이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서 참여를 확산시켜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