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아이들의 고향 마을 느티나무. 이 느티나무가 보고 싶다며 큰 아이 인효녀석이 한참을 흐느겼다.
송성영
"얼레? 이게 뭔 소리여…."
다락방에서 밥벌이 원고를 쓰고 있는데, 그것도 자정이 넘은 야심한 밤에 어디선가 곡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잘못 들었나 싶어 컴퓨터 자판기에서 손을 멈추고 귀를 세웠습니다.
"어 어엉, 으흐흐…."그 어떤 서러움에 흐느끼는 울음소리였습니다. 다락방 바로 아랫방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분명했습니다. 아들 녀석 중에 한 놈이 우는 소리였습니다.
"자식들이…. 자다 말고 뭔 짓여…."녀석들이 잠자다 말고 아빠를 놀리기 위해 귀신 장난이라도 하고 있나 싶어 다락방 계단을 내려와 슬그머니 귀를 기울였습니다. 울음소리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어 어엉, 으흐흐"... 밤중에 흐느끼는 소리"누구냐? 누가 자다 말고 장난 하는 겨?""어, 어 엉, 으흐흐흐!"
녀석은 좀 더 큰 울음소리로 답했습니다. 가슴이 꽉 메여 왔습니다. 방안으로 들어서자 큰 아들 인효 녀석이 서러움에 복받쳐 큰 소리로 엉엉 울어대고 있었습니다.
"인상아, 형아 징말로 우는 겨?""어, 그런가 봐…."옆에 누워있던 작은 아들 인상이 녀석이 몸을 뒤척이며 아주 난감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왜 그려, 뭐 때미 한 밤에 곡소리를 내는 겨?""어 어엉엉, 우리 동네 가 보고 싶어, 어어엉.""이제 여기가 니들 동네지 인마! 어딜 간다구 그려?""아니, 우리가 살던 동네 공주, 느티나무가 보고 싶어.""뭐 느티나무?""어 어엉, 거기 가고 싶어, 어어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