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권리지킴이, 노점노동연대, 홈리스 행동, 빈곤사회연대 회원들이 7월 20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G20을 빌미로 한 이주, 노점, 노숙 인권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6일 오후 한 차례 소나기가 내렸지만 날씨의 후텁지근함은 가실 길이 없다. 구름 너머로 비치는 햇볕과 습한 공기에 등 뒤로 땀이 흘러내린다. 이러한 날씨에도 길거리에 노점을 열고 생계를 이어가는 이들이 있다. 평소 즐겨 먹는 떡볶이, 순대 등의 간식거리와 양말, 모자 등의 생활 필수품들까지... 거리에 나와 손님을 반기는 이들 바로 노점상인이다.
하지만 노점상인들은 서울시가 G20 정상회의를 핑계로 '도로정비특별반'을 대폭 강화해 생계에 불안을 느끼고 있다. 특히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 주변의 노점상들에게 지속적으로 계고장이 발부되고 있다.
"(강남)구청 쪽에서는 (노점상인이) 꼴도 보기 싫으니 G20을 핑계삼아 골목 안쪽으로 계속 밀어놓고 있어요. 더 이상 들어갈 곳이 없어요. 골목 안으로 들어가면 갈수록 우리는 굶어죽을 수밖에 없어요. 이 더운 날씨에 미쳤다고 장사하는 줄 압니까. 다 먹고 살려고 하는 거 아니에요?"지하철 2호선 선릉역 주변에서 만난 노점상인 A씨의 한탄이다. '먹거리마차'를 운영하고 있는 A씨의 웃옷은 이미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다. 하지만 기자가 G20 정상회의 얘기를 꺼내자 열을 내면서 이야기를 풀어갔다.
강남구청, G-20을 앞두고 대대적인 계고장 발부A씨는 "지난 7월 중순경에 강남구청에서 나와 '계고장'을 붙여 놓고 갔지만 주변 노점상인들이 모여 계고장을 가지고 구청에 반납하고 왔다"며 "계고장에는 이달 13일까지 주변을 정리하고 노점을 철거하라는 내용이었는데 13일 이후에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계고장은 'G20 정상회의를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게 A씨의 말이다.
최영희 노점노동연대 서초강남지역 사무국장은 "구청에서는 우리들에게 시간을 주는 등의 조율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이 아니다"며 "오는 13일이 되면 용역을 동원해 본보기로 하나 둘 '먹거리마차'를 실어 갈 것"이라며 불안해했다.
이 계고장에 대해 강남구청 건설관리과 관계자는 "노점상인들이 도로를 무단으로 점거하니까 도로법 65조에 의해서 계고장을 보낸 것"이라며 "그때까지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1평방미터당 10만 원씩 최고 300만 원의 벌금을 받을 수도 있다"며 행정조치가 이루어 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도로특별정비반? 아니 '철거용역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