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호리 들판길순호리 마을 앞 들판 사이로 난 길이에요. 구불구불 이어진 길이 무척이나 멋스럽습니다.
손현희
의성군 가음면에서 79번 지방도를 따라 순호리 마을에 들어섰을 때였어요. 아까보다는 안개가 조금 걷혔네요. 둘레 풍경이 더욱 시원스럽게 눈에 들어옵니다. 키 작은 지붕들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길을 따라 모퉁이를 하나 돌았어요. 마을 들머리에는 있는 버스정류장이 무척 정겹습니다. 다리를 하나 지나자말자 오른쪽으로 탁 트인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우리 둘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자전거에서 내려섰답니다. 그 풍경을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습니다.
"와! 이건 그냥 찍을 수 없다. 내려서 제대로 찍고 가자.""맞아. 여기 어쩜 이렇게도 예쁘냐? 참말로 멋지다. 아니, 참말로 아름답다." 우리가 선 곳에서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고 말았습니다. 푸른 들판 사이로 구불구불 이어진 길이 얼마나 멋스러운지 모릅니다. 누군가 일부러 구부려놓은 길도 아니고 본디부터 있던 좁은 길에 다니기 편하도록 시멘트만 깔았을 뿐이에요. 저 멀리까지 이어진 길이 한창 자라고 있는 푸른 벼들과 함께 어우러져 매우 아름답습니다. 이 풍경을 내려다보고 사진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기쁘고 즐거웠답니다. 그 자리에 서서 한 삼십 분쯤은 그대로 바라보고 있었답니다.
때마침, 오토바이 한 대가 그 길로 들어섭니다. 아마도 들일을 하러 가시는 거겠지요? 오토바이도 아름다운 풍경에 한 몫을 차지합니다.
의성군 가음면 순호리 마을, 이 들판길은 철따라 찾아와도 무척이나 아름다울 듯합니다. 가을엔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금빛 물결 일렁이는 사이로 난 길이 그려지기도 합니다. 겨울엔 빈 들판이겠지만 그것 또한 아름답겠지요. 철마다 달리 보이는 풍경이 퍽 멋스러울 듯하여 다음에도 꼭 찾아오고 싶은 곳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