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강에 노을이 비칠 때 유람선이 지나가고 있어요.
예쁘죠?!?!
이슬비
하지만 막상 낙화암에 올라보니, 오르면서 흘린 땀이 헛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마강 줄기가 아름다웠다. 자줏빛 노을에 비단같이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과 황포돛배가 어우러져 멋있는 풍경을 그려내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적에게 쫓겨 생을 마감한 궁녀들이 불쌍하기도 했지만, 이런 멋진 곳에서 뛰어내려 조금은 위로가 되었겠지? 익어가는 저녁 노을과 살구빛깔로 물들어가는 비단결 같은 강물에...
낙화암의 저녁 노을을 보며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삼천 궁녀들을 머릿속에 그려보았다. 낙화암으로 오르면서 원망했던 궁녀들이 이번에는 대단해 보였다. 애국심도 그렇고... 절개를 지키려는 마음도 그렇고...
낙화암에서 내려오는 길, 아빠가 황포돛배에서 흥얼거리시던 노래가 떠올랐다. '백마강 달밤에... 고란사의 종소리가...' 슬프면서도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노랫말이었다. 노을 지는 풍경도 절대 잊을 수 없을 만큼 멋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