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별도의 기념식 없이 시민들에게 개방된 양산천 구름다리. 모두 86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예산 낭비가 아니냐는 구설수가 끊이질 않고 있다.
이현희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양산천 구름다리가 이달 초 별도의 준공식 없이 일반 시민들에게 개방됐다.
지난해 1월 착공한 양산천 구름다리는 종합운동장과 춘추공원을 연결하며 양산천을 가로지르는 보행자 전용 다리로 모두 86억5200만 원의 사업비가 투입됐다.
사업 구상 단계에서부터 과도한 예산 투입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고 오근섭 전 시장의 역점 시책으로 일부 시의원들의 반대에도 사업이 진행되어 왔다. 지난 6월 사업이 완료된 구름다리는 길이 257m, 너비 3m 규모로 인근에 위치한 영대교보다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그러나 전임 시장이 의욕 있게 추진해 온 사업이었지만 정작 새로운 시장이 취임하면서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 별도의 기념식 없이 슬그머니 일반시민들에게 이달 초 개방되면서 시민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구름다리를 찾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구름다리를 찾은 신아무개(54·남부동)씨는 "양산천은 물론이고 양산시가지 전경이 시원하게 보이는 것은 무척 마음에 든다"면서도 "하지만 이런 다리를 짓기 위해 수십억의 예산을 사용했다는 것은 과유불급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양산시는 불필요한 행사비를 지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에서 구름다리 준공을 기념하는 식을 생략했다는 입장이지만 구름다리 건설을 둘러싼 예산 낭비 논란을 다분히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초 구름다리 건설은 춘추공원과 종합운동장을 연결하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면서 문화관광과에서 예산을 편성했다.
하지만 사업시행은 5억 원 이상 공공시설물을 추진하는 공공시설과가 담당했으며, 준공 이후 관리는 문화관광과가 아닌 하천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건설방재과로 정해졌다. 당초 계획처럼 관광명소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또한 양산천 수면에서 20m 높이의 구름다리가 사실상 안전사고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도 양산시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시공 단계에서 안전사고의 우려가 제기되자 난간 설치 기준인 1m20㎝보다 20㎝ 높은 1m40㎝로 시공하고 난간에 오르기 힘들도록 곡선 형태로 제작하는 등 안전사고에 대한 대비책을 세웠지만 자칫 불미스러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문제점은 관리단계에서 양산시의 골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시민들의 편의와 지역 랜드마크를 만들겠다는 목표에도 과도한 예산 투입으로 논란을 낳고 있는 구름다리가 양산시의 의도와 달리 예산 낭비의 상징으로 시민들의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양산시민신문(www.ysnews.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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