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형구 기자]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손자이자 고 이창희 새한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인 이재찬(46) 전 새한미디어 사장이 자택에서 투신 자살 한 것으로 알려져 계속되는 새한그룹의 비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재찬씨의 선친인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이 1991년 58세의 나이에 백혈병으로 세상을 떠난 데 이어, 2000년 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이후 2003년에는 이창희 회장의 장남인 이재관 새한미디어 부회장이 구속된 데 이어 이재찬씨의 사망 소식이 알려지면서 재계관계자들은 삼성가 중 유독 새한그룹에 계속되는 비운소식에 대해 안타까움을 나타내고 있다.
이병철 선대 회장의 차남인 고 이창희 전 새한미디어 회장은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일본인인 이영자씨와 연애결혼을 하기도 했다.
66년 한비사건으로 수감생활을 하기도 한 이 회장은 60년대 후반 삼성이 인수한 새한제지(현 한솔제지), 삼성물산 이사 등을 역임하기는 했으나 70년대 이후 그룹 경영일선에서는 한발 물러서 있었다.
이건희 회장 취임 이후 삼성그룹으로부터 독립에 나선 이창희 회장은 마그네틱미디어코리아사와 특수세라믹사를 통합해 새한미디어를 설립, 독자운영에 나서 재기에 성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91년 지병인 백혈병으로 58세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 재계 인사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창희 회장 사후 새한은 부인 이영자씨를 회장으로, 장남인 이재관씨를 부회장으로 각각 선임하고, 97년 새 CI를 선포하며 독립그룹으로 발을 내디뎠지만 곧바로 경영위기를 직면했다.
2000년부터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 채권단에 의해 ㈜새한 계열과 새한미디어 계열로 나눠진 후 새한은 99년 일본 도레이사와 3대 7 합작을 통해 도레이새한으로 재출범했다.
새한미디어는 이창희 회장의 부인 이영자씨와 장남인 이재관 부회장이 채권단에 지분을 양도한 후에도 계속 경영에 관여했다. 그러나 2003년 이 부회장이 분식회계를 통한 불법대출 혐의로 구속되면서 경영권을 상실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이영자씨도 경영에서 손을 뗐고, 현재 매각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로써 새한그룹은 삼성에서 분가한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몰락한 기업이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이번에 사망한 이재찬씨는 고 이창희 회장의 4남 1녀 중 차남으로 83년 경복고와 89년 미국 디트로이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새한미디어㈜ 부사장을 거쳐 97년 새한미디어 사장 및 새한그룹 생활서비스부문장을 지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그룹을 떠났다.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딸 선희씨와 결혼한 재찬씨는 새한그룹을 떠난 후 일산 등지에서 개인사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에 종사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편 2005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막내딸인 이윤형씨가 미국 유학 중 자살한 데 이어 이재찬씨도 자살해 삼성가에서 자살한 인물은 두 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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