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이반 작가의 작품이 사라진 곳에는 천지 사진 등이 대신 자리하고 있다.
통일부
벽화를 철거한 통일부 남북출입국사무소는 "도라산역을 찾은 방문객들의 반응이 '어둡고 난해해 이해할 수 없다, 정치 이념적 색깔이 가미된 민중화 같다, 외설스런 표현이 있다' 등이었다"며 "이런 여론을 수렴해 철거한 것으로 정치적 이념이나 압력이 작용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통일부 측은 "소유권이 정부에 있기에 작가와 합의 없이 작품을 철거한 것에 문제가 없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대해 김형태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벽화의 소유권은 정부에 있지만 인격저작권은 여전히 창작자인 이반에게 있다"며 "만든 창작자의 인격이 예술 작품에 표현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소유권자라도 마음대로 고치거나 공표할 수 없음을 나타내는 인격저작권에 대해 정부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와 이반씨는 '철거된 벽화의 원상 복원 및 재설치, 벽화 철거 책임자 처벌, 작가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만일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인격저작권 침해로 형사·민사 소송을 준비할 예정이다. 예술의 자유를 침해한 것에 대해 대한민국을 상대로 손해배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한편, 철거된 벽화는 이반씨가 정부의 요청으로 2005년에 작업을 시작해 2007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14점에 달하는 벽화는 만해 한용운 선사의 생명사상을 축으로 생명·인간·자유·평화·자연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작품 중에는 통일의 염원을 담은 '하나의 조선, 그 등불이 켜지는 날에 너는 동방의 빛이 되리라' 등이 포함돼 있다. 이씨는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꾸준히 작업을 진행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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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몰래 철거된 도라산 벽화... "몰상식이 빚은 과잉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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