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집권후기 내각의 인사청문회가 계속되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청문회라는 단어를 무색하게 만드는 청문회의 한계점이다. 청문회의 사전적인 의미는 말 그대로 일련의 사실들에 대해 묻고 답하는 자리다. 그런데 어딘지 모르게 聽聞會가 淸門會 즉, 청와대를 들어가기 위한 통과의례가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청문회 후보자들은 먼저 청와대의 인사검증 시스템을 거쳐 추천한 인사들로 일차적인 검증은 끝난 인물들이다. 그래서 더욱 그들의 말을 들을 수 있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과연 이번 청문회에서 우리 국민들은 그들에게 무엇을 들을 수 있었는가? 그 답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정답일 것이다.
40대 국무총리 내정자와 함께 MB정부는 집권 후기 내각을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안에 걸맞는 후보들을 선 검증 후 내정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일부 내정자들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는 표현을 앞서 청문회 질의자인 집권여당의 국회의원들마저 화가 난다며 이번 내정자들에 대한 개탄의 목소리가 드높다.
그런데 25일 청와대의 고위관계자가 이대통령의 의중은 낙오없이 그대로 임명하는 쪽이라 밝히면서 흠집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청문회에서 혼났으니 더 잘할 것 아니냐?며 마치 이미 그 정도의 흠집은 예상이라도 한 듯한 위험수위의 발언을 하고 있다. 이번 청문회를 바라보는 국민들도 과연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까?
口業을 지으면 그 결과로 身業과 意業까지 짓게 된다는 것이 三業이다. 그만큼 말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며 만사의 원인이 口業으로부터 일어날 수 있음에 매사 입으로 죄를 짓지 말라는 뜻이다. 이는 입으로 지은 죄는 그 말이 씨가 되어 그 사람의 인격을 망치게 되고 외톨이가 되며 스스로 자초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남을 원망하게 된다는 뜻이다.
지금까지의 청문회는 '국민에 의한'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위한' 알권리를 해소하는 자리이며 '국민의' 정부에서 일할 올바른 지도자를 간택하기 위한 장이다. 그래서 참여정부 시절에는 도덕적으로는 냉정하리만큼 무서운 잣대로 이른바 '위장전입'에 의해 국정2인자의 자리에서 낙마했고 그것은 당연한 것으로 믿어져 왔다.
그런데 청문회의 회를 거듭할수록 그 정도는 법률적으로는 위법이나 자녀교육을 위한 통상적인 불문법으로 치부되어 가는 추세이며 당사자의 정중한 사죄 정도면 면죄부까지도 허용할 기세다.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기조도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것도 그 근간이 흔들릴 지경이다.
후보자의 말 바꾸기는 朝三暮四의 수준이며 채택된 증인들은 동행명령권에도 끄떡하지 않고 국민의 대표로 선출한 청문회의 국회의원들이 요청하는 자료에 대해 검찰은 관행을 들먹이며 난색을 표한다. 이런 처사를 두고 야당의 모 국회의원은 '有權無罪 無權無罪'라는 말까지 쏟아낸다. 국회에서조차 그렇다면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는 이 정부에 대한 실망은 여론조사에서 50%를 넘어서는 정부지지도와는 적어도 그 궤를 달리한다는 것이다.
말은 입으로부터 나오는 순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그래서 身,口,意 三業이 청정하면 전생의 악업까지도 씻을 수 있다고 한다. 참된 말(口業)은 모든 사람들로부터 치하를 받게 되며, 참된 말은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여 그 생각(意業)과 행동(身業)까지도 선량하게 한다는 것이다.
40대 총리후보 내정자가 개인일정으로 두 달전 공식일정으로 방문했던 베트남을 모 스님과 재방문한 것이 화두다. 그러나 그 종교인에 대해서 김태호 총리후보내정자는 개인적인 문제이므로 밝힐 수 없고 그 일정은 확인 중이란다. 스님과 종교 행사차 외국까지 나갈 정도의 신자라면 모름지기 身,口,意 三業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김태호 총리후보 내정자는 본인의 口業에 대해 계속해서 죄송하다거나 확인해 보겠다거나 사과드린다고 그 口業이 淸淨해질까?
국민이 원하는 후보자들에 대한 주문은 오직 한 가지다. 참된 말을 하는 후보자 그래서 입과 마음이 깨끗하여 국정 운영에 대한 생각이 깨끗하여 올바른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후보자, 진실된 마음으로 대통령을 보좌하고 그래서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을 수 있는 그런 후보자들이다. 이제라도 청와대와 정부는 국민은 變話가 아니라 變化를 원한다는 것을 새겨야 할 때다.
덧붙이는 글 |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 내정자는 '수리 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를 몇 번을 독송해야 할까?
2010.08.26 12:06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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