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가 심해 배멀미를 한 사람들이 있었다. 백령도에 도착하자, 긴장했던 몸을 풀어주기 위해 손 운동을 하고 있다.
조정숙
"천안함 사고 이후 백령도에 변화가 있었다면 뭐가 있을까요?"
"백령도 인구는 5000여 명 정도이고, 60%가 농업에 종사하고 15% 정도가 어업이에요. 나머지는 관광객을 유치하여 생계를 유지하는데 우선 관광객이 반으로 줄었어요. 관광객들이 돌아갈 때 백령도 특산물들을 많이 구입해 갔기 때문에 가계에 보탬이 됐지만 관광객이 많이 떨어지니 살기가 팍팍해졌지요. 저기 까나리액젓 플라스틱 통을 들고 가는 사람들 보이죠? 천안함 사건으로 침체되어 있는 옹진관광을 활성화하고자 백령도-대청도 자유여행 팸투어를 8월 16일부터 시행하고 있어요. 팸투어로 오신 분들에게 나눠주는 선물이랍니다. 힘들게 사는 주민들이 많이 늘었다고 볼 수 있죠." 50여 명을 2박3일 동안 수용할 수 있는 장소가 녹록지 않기에 백령천주교회 교육관을 빌려 생활하기로 하고 짐을 풀었다. 하룻밤을 묵었는데도 여전히 비는 내린다. 날씨가 심상치 않다. 일기예보에서 오늘은 바람이 거세게 불어 인천에서 배가 뜨지 않았다는 말이 나온다. '배가 들어와야지 나갈 수가 있는데' 일순간 걱정하며 의견이 분분하다. 한쪽에선 이런 말도 나온다.
"천재지변인데 누가 우리를 탓하겠어? 어디 한번 나 없이 며칠이고 살아보라지. 엄마와 아내의 소중함을 몸소 느낄 기회를 주자고~. 그동안 소원했던 가족들에게 반성의 기회를 줄 수도 있지 않을까?……. 이렇게 통쾌할 수가…….바람아~ 석 달 열흘만 불어다오."
일기예보에서 태풍이 불 거라는 둥 배가 뜨지 않는다는 둥 하니 쾌재를 부르는 사람과 한걱정하는 이들로 왁자지껄하다. 그도 그럴 것이 가족들에게 헌신하고 짬나는 시간에 개인 취미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뭔가 보람 있는 일을 찾아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작동에 위치한 장애인 종합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어머니들이다. 모든 일상에서 벗어나 모처럼 휴가를 얻어 즐기러 왔으니 '스트레스여 안녕' 하고 외치고 싶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