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대 충청남도의회 개원식(2010.07.13). 이 자리에서 충남도의원들은 "낮은 자세로 도민을 섬기는 의회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충남도의회
전국적인 호응과 관심 속에 추진되고 있는 '친환경 무상급식'이 충남에서는 출발도 못해보고 좌초될 위기 처했다.
지난 1일 충남도의회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이진환)가 임춘근 교육의원 등 32명이 발의한 '친환경 무상급식 추진 특별위원회(이하 특위) 구성 결의안'을 부결 시켰기 때문이다.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이날 특위 구성안 부결을 주도한 측은 자유선진당 소속 의원들이었으며, 그들은 "충남의 여건을 고려할 때 친환경 무상급식은 시기상조"라는 논리로 특위 구성을 무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예산 출신의 김용필 의원(선진당·비례)이 가장 앞장서서 반대 토론을 조직했다고 한다.
타시도 농산물 오니까 친환경 무상급식 서둘지 말자?그런데 김 의원의 특위 구성 반대 논리가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도내에 친환경 관련 농가수가 2.1%에 불과하고, 다른 시도에서 충남으로 친환경 농산물이 유입되고 있는 때에 급진적으로 친환경 농업을 확대할 경우 현재 생산체계마저 붕괴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 같은 그의 주장은 "친환경 무상급식을 실시하면 관련 생산기반이 취약한 틈을 타고 경쟁력이 강한 타시·도의 친환경농산물이 들어올 것이니 (충남 농가보호를 위해) 서둘러서 친환경 무상급식 논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 주장은 전혀 현실적이지도 않고 논리에도 맞지 않는다. 김 의원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도내 친환경 농산물 생산체계가 미약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도의회를 비롯한 충남도가 더욱 더 친환경 급식에 대해 활발한 특위 활동을 통해서 관련 산업이 확대될 수 있도록 앞장서 주어야 하는 것이다(전라남도가 모범 사례이다).
우리도의 친환경 농산물 생산체계가 미비한 원인은, 아직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판로가 확보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도와 교육청이 시급히 나서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은 친환경 무상급식을 통해 학교라는 거대한 친환경 농산물 시장을 하루속히 농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그러면 관련 산업은 자동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타시도 농산물 유입에 따른 피해 운운하는 것도 친환경 무상급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서 기인한다. 친환경 무상급식의 최대원칙은 지역농산물을 우선한다는 것이다. 즉, 로컬푸드(Local Food) 시스템을 적용한다는 것이고, 이번 특위 안에도 이른바 충산충소(忠産忠消, 충남에서 생산하고 충남에서 소비한다)원칙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 지역이나 품목별로 공급물량이 없어 타시도 농산물이 유입될 수는 있겠으나 이는 단기적인 것이다. 관련 지원조례를 통해서 지역농산물에 대한 인센티브가 주어지고, 생산비나 물류비 차원에서도 타 지역 농산물은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도지사 길들이기였다면 더욱 심각한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