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1일, 폭우로 인한 압록강의 범람으로 북녘 신의주 지역이 물에 잠겨 주민 14명이 사망하고, 주택 1만 5,000여채가 침수되어 6만 5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합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즉각적으로 홍수피해 소식을 전했으며, 24일에는 북녘 정부가 UN에 긴급지원을 공식적으로 요청했습니다. 신의주 지역 이외에도 7월 중순부터 내린 폭우로 자강도 등 7개 '도'지역 전반에 극심한 피해가 발생해 1996년 '고난의 행군' 시기에 버금가는 상황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홍수로 신의주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인 황금평과 압록강 주변 농경지가 모두 물에 잠겨 가뜩이나 어려운 북녘의 식량난이 더욱 심각해 질 전망입니다. 아울러 홍수로 인한 설사 등의 수인성 질병과 전염병 발생을 막기 위한 의약품과 긴급구호 키트, 생필품 등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나 남북관계의 악화, 국제 사회의 북한 제재 등으로 긴급한 지원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부에서는 100억원 가량의 수해 물자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지원하겠다는 말 뿐, 발표한 지 3일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현재 수해지역에 가장 시급한 식량(쌀) 지원여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입니다.
국내외 전문가들에 의하면 올해 북녘의 식량 부족분이 최소 100만~150만톤에 이른다고 합니다.아이러니하게도 남쪽에서는 소비되지 못해 창고에 쌓이는 쌀이 140만톤에 이를 전망이라고 합니다.한 쪽에서는 계속되는 식량난에 홍수까지 겹쳤는데, 한쪽에서는 남아도는 쌀을 어떻게 처리하면 욕을 덜 먹을까 궁리하고 있는 형국입니다.
전쟁터에서는 의사들이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환자를 치료해야 합니다. 하물며 천재지변으로 식량과 의약품, 생필품의 부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같은 민족을 모른 척 할 수는 없습니다. 전쟁과 마찬가지로 천재지변의 가장 큰 피해자가 어린이와 산모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정부에서는 통일세다 뭐다해서 국민들에게 통일에 대한 반감만 증폭시킬 것이 아니라, 먼저 북녘에 대해 인도주의적인 관점에서 남아도는 쌀을 신속하게 지원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기자는 남북의 어린이들이 평화롭게 함께 뛰어놀 수 있는 세상을 꿈꾸는 NGO 어린이어깨동무(www.okfriend.org) 기금홍보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2010.09.03 13:16 | ⓒ 2010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