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연상
윤진영
시각예술은 시각적으로 드러나는 요소도 중요하고, 강렬한 표현도 중요하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주제가 표현되기 보다는 개념적이고, 상징적인 표현이 작품의 예술적인 가치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보이는 것 너머에 존재하는 내면적이고 정신적인 요소가 좀 더 중요한 것이다. 작가가 관념적으로 느낀 것을 표현하는 것이 시각예술이지만, 지나치게 직접적으로 표현되어 보는 이들의 상상력을 제한하는 것은 너무 쉽게 작품의 모든 것이 파악되어 오랫동안 기억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윤진영은 우리가 먹는 음식물을 재료로 선택해서 특정한 형상을 만들거나 물감을 채색한 이후에 사진으로 재현한다. 이번에 갤러리 온에서 전시한 작품들도 낙지와 멸치, 오징어 등 일상적으로 먹는 식재료에 색을 칠하여 사진을 찍었다. 시각적으로 아름답게 느껴지기 보다는 강하게 감상자들의 시각을 자극한다.
작가는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들을 대형사이즈로 인화해 표현대상과 효과적으로 작용해 감상자들의 시각을 더욱 더 압도한다. 표현대상을 형태와 컬러로 재구성한 이후 조명을 사용해 사진으로 재현했는데, 작가의 표현의도대로 강렬한 최종 결과물을 생산하는 것에는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