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죽포해수욕장 백사장에 들어서자 많은 붉은게들이 재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조정숙
"늙은이 찍어서 뭐하게 자꾸 찍어...처자는 어디서 왔는가?"
투박한 황해도 말투지만 내심 사진 찍는 걸 고마워하는 모습에서 훈훈하고 끈끈한 정이 묻어난다.
"뭐하시나요?""어... 여기 모래산이 있는데 잡초가 많이 났어. 그래서 잡초제거하기위해 온 거여. 나는 여기서 태어나고 늙었지. 이곳을 떠난 적이 없어. 어렸을 때부터 여기 모래산을 보며 자랐지. 이곳에서 대대로 살아온 조상들이 말씀하셨는데 수십만 년 아니 수백만 년에 걸쳐 바람에 날린 모래가 작은 동산을 이루다 지금에 큰 모래산이 되었다고 하셨어. 이곳에 오면 해수욕도 즐기기만 꼭 한번은 모래산을 둘러보는 사람들이 많아졌어. 이곳이 관광지가 될 줄은 몰랐지~ 그래서 잡초를 뽑고 있는 거여."옥죽포해수욕장은 인천광역시 옹진군 대청면 대청도에 있는 해수욕장으로, 한국에서 유일하게 모래산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다. 해수욕장의 길이는 1.5㎞며 폭은 50m로 된 해변으로 되어있다. 인근 해안지구는 대규모 해안사구가 발달해 생태계가 잘 유지되어 있고, 곳곳에 형성된 모래사장과 모래톱은 해안사구와 함께 특이한 자연경관을 이루고 있다. 영겁의 세월과 함께 바다의 고운 모래가 바람에 실려 날아가 모래산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근처 포구를 산책하고 있는데 수십 마리의 붉은 게가 모래구멍사이로 들어가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동행한 지인들이 "어머 저 꽃게 처음 보는데 너무 예쁘다. 빨간색 물감을 들여 놓은 것 같아" 녀석들은 제 집이 아니면 들어가지 않고 뭐가 그리 바쁜지 이집 저집을 들락거리더니 제집을 찾아 바지런히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