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산 등산로. 해창마을에서 올라, 농주마을로 내려오는 길은 5.9km다. 순천시내버스는 863번 지방도로로 수시로 다니고, 여수시내버스는 평여마을까지 온다.
전용호
오늘 찾아갈 산은 여수반도를 순천시와 여수시로 경계 짓는 앵무산(鶯鵡山, 395m)이다. 앵무산 이름의 유래는 이렇다.
고려시대에 산 아래 순천에서 세금으로 거두어들인 곡식을 저장하는 창고인 해창(海倉)이 있었다. 마을 뒷산으로 곡고산(穀庫山·343m)과 양미산(糧米山)이 있었는데, 곡고가 앵무가 되었다는 말도 있고, 양미산이 앵무산이 되었다는 말도 있다. 하여튼 앵무새가 생각나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산이다.
앵무산 오르는 길은 여러 곳이 있다. 순천 쪽에서는 해창마을, 농주마을, 하사마을. 여수 쪽에서는 평여마을, 두봉마을 등등. 바다를 인접한 산이라 마을이 발달하고 어느 곳에서든 산으로 넘어 다녔을 길이 있다. 어느 쪽으로 가든 시내버스를 타고 돌아올 수 있다. 오늘은 해창마을에서 산길을 오른다.
요즘도 기부한다고 말로만 하는 분들도 있는데….해창마을에는 등산이정표와 함께 커다란 장승이 서있다. 곡고산 정상까지 1.8㎞, 앵무산 정상까지는 3.5㎞다. 낮은 산이라고 쉽게 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산길이 멀다. 산길 입구에 우석 김종익(友石 金鐘翊, 1886~1937) 묘가 있다. 순천지역에서는 유명한 분인데, 생각보다 묘역이 크지 않다. 순천만 평야가 내려다보이는 봉분 하나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