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똥집 골목.
조을영
예전에는 닭을 다듬는 과정에서 닭똥집은 용도가 없어서 버리는 부위 중 하나였다. 하지만 평화시장 안에서 닭 장사를 하던 어떤 이가 우연히 이것을 튀겨보았더니 고소한 것이 꽤 먹을 만해서 그것으로 튀김 장사를 시작한 것이 닭똥집 골목의 원조가 되었다. 게다가 초창기에는 긴 가로 탁자에 앉아서 먹는 것이 꽤 정감 있게 느껴져서 서민들이 많이 찾았고, 그 안에서 정도 쌓으며 명물거리로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낯선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먹다보면 젊은이들 간에 자연스럽게 미팅자리가 만들어지고 그것을 계기로 결혼까지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가 세월이 지나서 아이들을 데리고 와서 먹으며 옛 추억을 더듬기도 하는 스토리텔링이 숨어있기도 하다.
1983년 4개 업소로 출발한 대구 평화시장 닭똥집 골목에는 현재 50여개 점포들이 성업 중이다. 그리고 지금은 튀김과 양념구이를 주종으로 해서 간장 소스를 끼얹은 것 까지 다양한 닭똥집 메뉴가 개발되어 있다. 30 여 년 전 똥집 골목이 생긴 초기에는 그냥 튀긴 것만 팔다가 2,30년 전부터 양념 맛에 변화가 생기게 되었는데, 그 무렵부터 양념 통닭이 생겨나기 시작했기에 닭똥집도 그에 맞춰서 양념을 추가하게 된 것이라 한다. 후라이드, 양념, 최근엔 간장 양념까지 종류가 다양해졌고, 곁들임 무만 놓았던 과거에 비해 고추, 쌈장, 밑반찬 까지 다양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