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겅이하얀 꽃이 연약한 듯 보이지만, 질겅이의 질긴 삶이 들어있을 것이다.
김민수
물질겅이의 꽃잎은 여려보였다. 물에 잠긴 이파리들은 흐물거리며 썩어가고 있었고, 물에 닿은 꽃잎도 그냥 흐물거리며 물에 기대어 삭아가고 있었다. 오로지, 물에 살지만 물과는 일정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는 꽃들만 생생하게 피어있었다.
연악한 듯 보이는 물질겅이의 꽃, 그러나 이파리만 닮아 물질겅이라는 이름을 얻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속내에는 질겅이의 질긴 인내심 혹은 끈기가 들어있을 터이다.
오랜만에 만나 가을꽃, 내가 그들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그들을 바라보지 않아도 여전히 그 곳에 그들은 피어나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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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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