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국가을꽃 감국, 우리 꽃들이 들판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다.
김민수
우리의 역사와 들풀의 역사, 그것이 어찌 따로갈 수 있겠는가?
현재 4대강 사업으로 세간에 알려진 희귀식물 '담양쑥부쟁이'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는 개발론자들은 족히 그들을 멸종시킬 수 있으며, 그동안 인간의 이기적인 욕심을 채우기 위해 자연을 소비하고, 죽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살아왔으니 마지막 하나가 사라지고 나서야, 돌이킬 수 없을 때가 되서야 그 중요성을 깨달으니 들풀의 역사와 인간의 역사는 그리 다르지 않은 것이다.
흔히 못생긴 꽃들, 잡초라고 불리던 것들은 변방으로 밀려났고 조금 화사하고 잘난 것들은 원예종으로 바뀌거나 애호가들의 비싼 소장품 정도로 전락되어 본래의 들꽃 됨을 상실했다. 그나마 흔하디 흔하게 만날 수 있었던 서민을 닮은 꽃들, 위에서 이름 한 번씩 불러주었던 꽃들은 이제 미국쑥부쟁이나 가시박이나 서양등골나물 같은 것들에 밀려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