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날씨에오늘 밤 어제에 이어 추웠습니다.
그럼에도 많은 분들이 촛불문화제에
함께 했습니다. 경찰차 2대나 오고 현대차 노무팀이
비상 걸릴 정도면 촛불문화제 대박입니다.
변창기
저녁을 간단히 먹고 추울 거 같아서 옷 두둑히 입고서 집을 나섰습니다. 저의 촛불시위 전용 시위용품을 들고서 구정문 앞으로 가서 서 있었습니다. 10여 분이 지난후 정규직, 비정규직, 지역 노동자가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혼자 가서 서 있을 때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경찰차가 2대나 와 있고 낯이 익은 울산동부경찰서 정보과 형사들이 어두운 건물 안에 여럿이 서 있는 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현대자동차 출입문 사무실 안에는 노무과 직원들이 퇴근도 안 하고 모여 있었습니다.
'오늘 무슨 일이 있어 저렇게 비상이 걸렸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사람들이 저와 함께 촛불을 들려고 모여든 것입니다. 모두 20여 명 모였습니다.
"오늘 우리도 함께 모여 촛불문화제를 열려고 왔습니다. 몇 주 전 변창기 동지가 불법파견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촛불을 들기 시작했고 혼자 외로운 부당해고 싸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금요일마다 촛불문화제를 하기로 지역 동지들과 의견을 모았습니다."노래를 잘 부르는 오세일님이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노래 한 곡 끝나고 저에게 왜 저녁마다 촛불을 들고 서 있는지 말해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마이크를 잡고 말했습니다.
"저는 2000년 7월 3일 현대자동차 사내 하청에 입사해서 10여 년 다녔습니다. 그러다 올 3월 중순에 정리해고 당했습니다. 7월 22일 대법원에서 현대차가 불법파견 저질렀다고 했고 비정규직 조합원에 대해 부당해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저 또한 알아 보았고 부당해고라고 법률전문가가 이야기 해주어서 이렇게나마 싸우고 있는 중입니다. 가족을 먹여 살려야 하는데 어렵습니다. 먹고 살기 힘듭니다. 지난 추석 땐 라면을 먹었습니다. 불법파견은 나쁜 것이니까 비정규직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주세요."노래 한 곡 하고 또 다른 노동자를 불러 이야기를 하게 했습니다. 모두 한결같이 불법파견 없애고 비정규직 없애고 비정규직없는 공장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혔습니다. 저는 많은 힘이 되었습니다. 로또 대박 난듯이 기분 좋았습니다. 현대차 사측과 경찰이 비상이 걸릴 정도로 촛불이 모이는 힘이 큰 것일까요?
20여 명이 든 촛불은 저녁 8시부터 타올라 출근시간이 마무리 되는 밤 9시까지 진행 되었습니다. 함께 해 준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글로 대신합니다. 불법파견이니까 대법원에서 판결난 것이니까 현대자동차는 더이상 외면말고 방치말고 회사 내에 사용 중엔 비정규직 노동자 모두를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주시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