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고택 .
조을영
문화해설사들은 이상화 고택에 가기 전에 그의 시 몇 수 정도는 외워 가는 것이 좋은 학습 방법이라고 권장하고 있다. 학창 시절 암기 형식의 시 분석 공부를 배제하고, 공간과 교감하며 시인의 시를 음미하는 참 공부를 해보라는 뜻이다. 집 내부는 보수 공사로 옛 느낌은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안에 들어가 보면 매우 경건하고 차분한 기운이 그대로 느껴진다.
이상화 시인은 온갖 문예사조가 탁류처럼 휩쓸던 20년대에 모국의 언어를 지킨 의지의 시인이다. 많은 문인들이 훼절한 가운데서도 외세에 굴하지 않고 자기를 지켜낸 몇 안 되는 문학인 중의 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그는 한결 더 돋보일 수밖에 없다.
1933년 교남학교(지금의 대구 대륜고등학교)에서 무보수 교사로 근무하며 조선어와 영어, 작문을 가르쳤다. 이 학교의 교가를 작사한 그의 일화는 지금도 이 학교 입학식날 교장 선생님의 훈시를 통해 학생들에게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