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서울 정상회의-주요의제 쟁점토론회'가 20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이주연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국장이 첫 발제를 맡았다. 이 국장은 "미국 발 세계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모였다는 G20정상회의가 과연 위기를 올바르게 해결하고 있는가에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며 "위기를 발생시킨 대형 금융기관의 투기자본에 대해 책임을 묻지 못한 채 오히려 노동자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자금이 금융기관을 살리는 데 사용되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지난 회의 때 G20은 각국의 재정적자 축소에 합의했는데 이는 복지 축소로 이어졌고 결국 위기비용을 노동자에게 전가 시킨 격"이라고 덧붙였다.
이 국장은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가 금융위기의 근본 원인임에도 G20은 '금융혁신을 따라가지 못한 규제와 감독 부족'을 위기원인으로 진단한 것이 문제"라며 "이런 상황에서 G20은 신자유주의적 처방(민영화, 무역개방, 금융개방)을 내린 IMF를 복구시켜 세계경제를 맡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즉, 사태를 발생시킨 원인제공자에 대한 적절한 제재도 없이 각국의 재정적자만을 결의해 일반 시민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들 뿐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을 심화시킨 IMF에 또다시 금융 감독 권한을 부여한 G20의 금융위기 대응 방식 자체에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이 국장에 이어 정부 측을 대표해 첫 주제 발표에 나선 최희남 G20 정부준비위원회 의제총괄국장은 "IMF를 복권한 게 아니라 제대로 일할 수 있게 선진국 위주의 지배구조를 개선한 것이고, IMF의 재원이 부족해 금융 구제가 어렵기에 재원확충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국장은 "G20이 그간에는 선진국에서 일어나는 일에 초점을 두었는데 우리가 의장국이 되면서 국가 간 개발 격차를 해소하는 차원의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거래세 도입해 거래 양 줄여야" VS "금융안전망 마련 필요" 다음 주제는 '금융규제와 금융안전망'에 대한 것이었다. 장화식 금융규제강화와 투기자본과세 시민사회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자본이 전 세계로 국경을 넘어 다니는데 이에 대한 규제가 없다는 것이 위기의 원인으로 진단됐는데 그렇다면 해법은 금융자본을 통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정상적"이라며 "그러나 G20에서 이미 금융규제 의제는 사라지고 이제 금융안전망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장 위원장은 "우리 외환보유고를 가득 채웠다고 해도 세계 헤지펀드 2조 달러를 막을 방도가 없다"며 "결국 금융에 대한 공급을 규제해 헤지펀드의 크기를 줄여야지 사전 혹은 사후에 준비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환위기를 두 차례 겪은 우리나라는 이런 식의 금융 세계화로는 위기를 방지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이런 논의를 안 한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금융 규제에 대한 안건을 한국 정부 주도로 강력하게 상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장 위원장은 "지금 필요한 것은 국가 간의 금융 거래에 대해 세금을 도입해 거래 양을 줄이는 것과 부자 증세정책을 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