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2008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한 지 3년째가 되었다. SBS는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 당시 소유와 경영의 분리, 방송의 공익성 강화를 사회적으로 약속했다. 그러나 SBS에 대한 SBS홀딩스(지주회사)의 지배력의 강화는 윤세영-윤석민 부자의 세습과 경영권 장악으로 귀결됐고, SBS의 프로그램은 공익성은커녕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2007년 12월 방송위원회는 SBS의 변경허가추천(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법인 분할)에 관한 건을 의결했다. 의결 당시 SBS의 공적 책무 수행에 대해 "향후 근본적으로 지주회사체제 대비방안을 담보할 수 있도록 하는 방송법 개정을 후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확인했다. 국민의 재산인 전파를 이용하는 지상파방송에 지주회사체제 도입으로 방송의 공적 책무 수행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에 대비한다는 의미였다. 지주회사체제 도입에 따다 SBS가 방송의 공적 책무보다 돈벌이의 효율성만 강화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인만큼 미디어 지주회사체제에 대한 근본적인 규제 방안을 담은 방송법 개정이 불가피하다.
한편 방통위는 SBS 재허가심사를 앞두고 있다. 방통위는 SBS 재허가심사를 함에 있어 SBS의 지난 3년을 엄정하게 평가하되, SBS가 자본으로부터의 방송독립과 방송의 공적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강력한 공적 규제의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방통위는 SBS가 지주회사 전환 추진 당시 사회적으로 확약한 방송의 공익성 강화를 위한 기반 조성과 소유와 경영의 분리 제도, 내무 거래의 투명성 등이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지 엄격하게 평가해야 한다. SBS홀딩스가 나서서 민영지상파방송 광고판매대행회사를 추진하는가 하면 대주주의 지분 참여까지 계획하고 있다. 또한 SBS-CNBC에 SBS의 인력을 차출하고, 남아공 월드컵 축구 관련 공공전시를 위배하면서까지 지주회사 계열사의 상업적 이익을 위해 SBS를 이용하는 일도 벌어졌다. 여기에다 경영악화를 핑계로 임금을 체불하고, 연봉제 도입을 강요하는 등 SBS 구성원들의 안정된 제작과 근무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이같은 결과 2008년 SBS 당기순이익은 77억원이었는데 SBS플러스는 152억원, SBS콘텐츠허브 50억원, SBS홀딩스가 213억원을 기록했다. SBS홀딩스는 213억원 중 16.2%에 이르는 34억6천만원을 현금 배당했고, 2009년에도 SBS홀딩스 당기순이익 231억원 중 12%에 이르는 34억원을 현금 배당했다. SBS와 SBS홀딩스의 최대주주인 윤세영-윤석민 부자를 위한 지주회사체제 전환이었다는 사실을 정확하게 보여준다.
재허가조건으로 노사가 합의한 사외이사의 감사위원회 선임은 아직까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대주주의 입맛에 맞는 감사위원회는 의사결정의 민주성과 다원성을 반영하지 못하므로 재허가심사에 노사 합의의 감사위원회 구성이 되도록 해야 한다. 또한 변경허가 조건으로 지주회사 SBS홀딩스가 자산규모 1조원 이상 되는 해 차년도에 사외이사후보추천위를 구성토록 했으나, 2010년 6월 5,480억원 규모로 실효성이 없으므로 2010년 주총 결의에서 추천위를 구성토록 해야 한다. 최초허가 당시 세전이익의 15%를 사회환원기금으로 출연키로 했던만큼 지주회사 SBS홀딩스의 사회환원기금 역시 이에 준해 이뤄지도록 해야 하며, 자회사간 공정하고 투명한 컨텐츠 거래를 위해 노사 양측이 참여하는 컨텐츠운용 및 거래를 위한 위원회를 구성토록 해야 한다. 또한 방송관련 현업 인력과 방송시설을 SBS홀딩스로 이전하지 않도록 한 변경허가 조건을 지킬 것을 확인하고, 이를 위반시 강력한 벌칙 조항을 두도록 해야 한다.
방통위는 지상파방송이 방송의 공적 책무를 감당하도록 규제와 진흥에 있어 일관성과 합리성을 가져야 한다. 지주회사체제 도입으로 지상파방송의 일익을 담당해온 SBS가 도입 2-3년만에 윤세영-윤석민 부자의 세습과 대주주의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음을 정확히 평가하고, 공적 규제를 강화하는 논의와 의결을 이끌어야 한다. 지주회사체제 SBS의 재허가승인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는 지상파방송 뿐 아니라 우리 나라 미디어 생태계 변화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한만큼 방통위가 역사적 소임을 갖고 평가하고 공적 규제를 강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2010년 10월 21일
언론개혁시민연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