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스낵카에 실린 과자와 음료는 유난히 맛있다.
김종성
주말에 춘천행 기차를 타니 좌석은 물론 기차 칸 사이에도 남녀노소의 사람들로 꽉찼다. 춘천을 자전거로 돌아 다니고 싶다며 자전거를 직접 가져온 20대의 젊은 커플은 이런 여행이 처음인지 접히지 않은 자전거 두대를 승객 많은 기차에 싣느라 생고생을 한다. 다른 때 같았으면 승차가 안 되었지만 이별이 얼마 안 남은 경춘선 기차는 그냥 타라고 허락을 해준다.
경춘선 기차를 타면 미스터리한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바로 간식을 실은 스낵카다.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탔는데도 스낵카는 어찌어찌 공간을 만들어내며 기차 안을 횡단한다. 스낵카의 보온병에서 나오는 뜨끈한 다방커피를 마시며 스쳐지나가는 기차 밖의 가을 풍경을 감상해 본다. 따스한 햇살과 함께 쿠쿵쿠쿵. 기차바퀴가 철로와 함께 내는 반복적인 소음이 졸음을 불러온다. 기차가 내는 저 소음마저 벌써 그립다.
춘천가는 환상의 '즐라' 코스강촌역에서 내리니 정차한 기차 옆에 웬 사람들이 묵직한 카메라를 들고 흡사 스타를 맞이하는 연예부 기자들처럼 사진을 찍어댄다. 경춘선 복선 전철화 사업으로 강촌역도 사라진다 하니 많은 사진가들이 이렇게 출사를 나온 것이다. 나와 애마 잔차도 그들의 좋은 사진 모델이 되었겠지.
자전거를 타고 강촌역 앞의 다리를 건너면 춘천 가는 46번 국도와 강변이 나타난다. 일명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가 시작되는 강변로로 이제 의암댐과 춘천댐을 향해 이 길로 쭉 달려가기만 하면 된다. 옆구리로 차들이 '휙휙' 지나가고 자전거 도로는 따로 없지만 탁 트인 전망에 오른쪽엔 시원한 강변이 펼쳐져 있어 페달을 밟는 기분이 즐겁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