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명천지에 이런 일이..."술친구에게 들었으면 무혐의?"

이재명 성남시장 글 논란...허위 사실 유포 고발 사건, 검찰 수사 비판

등록 2010.11.03 17:35수정 2010.11.0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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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성남시장이 2일 자정께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올린 글. 이 시장은 6.2 지방선거 당시 자신을 음해한 한나라당 지지자가 납득할 수 없는 해명 끝에 무혐의로 처분됐다며 검찰의 수사 행태가 이중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2일 자정께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올린 글. 이 시장은 6.2 지방선거 당시 자신을 음해한 한나라당 지지자가 납득할 수 없는 해명 끝에 무혐의로 처분됐다며 검찰의 수사 행태가 이중적이라고 비판했다.다음 아고라 캡처
이재명 성남시장이 2일 자정께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올린 글. 이 시장은 6.2 지방선거 당시 자신을 음해한 한나라당 지지자가 납득할 수 없는 해명 끝에 무혐의로 처분됐다며 검찰의 수사 행태가 이중적이라고 비판했다. ⓒ 다음 아고라 캡처

이재명 성남시장이 검찰의 수사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글을 직접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시장은 2일 자정께 포털사이트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대명천지에 이런 일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자신에 대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됐던 한나라당 지지자가 납득할 수 없는 '해명' 끝에 무혐의로 풀려났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씨의 대우조선해양 로비 연루 의혹을 제기한 강기정 민주당 의원을 향해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허위사실 날조"라며 집중 포화를 퍼붓는 가운데 나온 현직 시장의 주장이라 온라인상에서 이 두 사안을 놓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재명 "여러분도 고발당하면 술친구에게 들었다고 하면 된다"

 

 이재명 성남시장
이재명 성남시장권우성
이재명 성남시장 ⓒ 권우성

이 시장에 따르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당한 한나라당 지지자는 6.2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재명 시장이 선거에 이기려고 한나라당 후보를 2천만 원을 주고 매수했다", "자원봉사자에게 몇 년간 매달 수백만 원씩 줬다", "여론조사를 조작해서 언론에 보도하게 했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했다.

 

이 시장은 "이 기자회견이 사실이면 아마도 당연히 저는 감옥에 들어가 있어야 하고 만약 이게 거짓이라면 그런 기자회견을 한 사람이 처벌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이어, "술친구에게 들은 말이고 그 말이 사실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그런 기자회견을 해도 죄가 안 된다는 결론에 동의하시냐"며 "그런데 검찰이 '그 말을 믿었으니 무혐의'라고 결정했단다"라고 개탄했다.

 

또 "(검찰이) 학술적 표현으로 '진실이라고 믿었고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결론 냈다, 그 술친구도 아무 처벌 받지 않는다"며 "여러분도 고발당하면 '친구에게 들었다, 그 친구가 술자리에서 워낙 진지하게 말해서 믿었다'고 하시면 된다"고 비꼬았다.

 

이 시장은 "만약 그분이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 지지자여서 한나라당 후보를 음해했어도 같은 결론이었을까요"라고 반문한 뒤, "저도 변호사입니다만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 의무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서러운 대한민국, 국민 눈물 나게 하는 대한민국, 참담한 우리의 현실"이라고 글을 끝맺었다. 또 태그 입력을 통해 "나의 꿈은 상식이 무시되는 이런 나라 바꾸는 것"이라고 밝혔다.

 

불편한 검찰 "못마땅하면 적법한 절차대로 항고하면 된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아고라에 올린 글에 14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이 시장을 위로하는 한편, "앞으로 고발되면 술친구 핑계를 대면 된다"며 검찰을 비꼬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이 아고라에 올린 글에 14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이 시장을 위로하는 한편, "앞으로 고발되면 술친구 핑계를 대면 된다"며 검찰을 비꼬고 있다. 다음 아고라 캡쳐
이재명 성남시장이 아고라에 올린 글에 14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누리꾼들은 이 시장을 위로하는 한편, "앞으로 고발되면 술친구 핑계를 대면 된다"며 검찰을 비꼬고 있다. ⓒ 다음 아고라 캡쳐

해당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이 시장의 글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이날 "원칙과 절차에 따라 법대로 수사했지만 사실 여부가 규명이 안 돼 불기소 처분한 것"이라며 "처분 내용을 불기소 이유란에 충실히 기재했으니 못마땅하면 적법한 절차대로 항고하거나 재정신청을 하면 된다"고 밝혔다.

 

누리꾼들은 이 시장의 글에 열광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까지 6만 명이 넘는 누리꾼이 해당 게시글을 읽었고 1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

 

한편, 이 시장이 글을 통해 밝힌 사건은 지난 5월 3일 2005년 5.31 지방선거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후보의 수행팀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이아무개씨의 기자회견이다. 이씨는 당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 매수 및 향응 제공을 통한 여론조사 조작' 의혹을 제기하고 후보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이 시장 측은 "이씨의 주장은 전혀 사실무근으로 악의적인 흑색선전"이라며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특히 이 시장은 "낙선을 목적으로 한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인데도 배후세력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란 이유로 (이씨를) 구속 수사하지 않는 것은 관권선거"라고 주장하며 "공명선거를 위해 선거사무원과 자원봉사자를 상호 파견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성남지청은 지난달 중순께 이씨를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검찰 #허위사실 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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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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