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 "경주 합의는 구체적 결론 없이 문제 해결 가능성만 열었을 뿐이다."(10월 25일)
<뉴욕타임스> "경주선언은 가장 강력한 문구를 담았지만, 구속할 방법이 없다"(10월 23일)
<미디어비평> "한국 언론은 '경주회의에서 뛰어난 중재력을 발휘했다'고 했지만, 정작 G20의 한축인 중국과는 면담조차 성사시키지 못했다"
봇물처럼 쏟아지는 G20과 관련된 기사에서 정말 찾아보기 힘든 뉴스들입니다. KBS <미디어 비평>은 지난 5일 'G20 보도 점검해 보니'를 통해 "G20의 의미와 경제적 효과가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는 데다, 내신과 외신 보도의 온도차를 느낀다"고 강조하고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취재했습니다.
KBS 시사제작국장, G20보도 제작 거부 지시
그런데 이 주제가 방송되기까진 KBS 시사제작국에서 다소 갈등이 있었네요.
<기자협회보>11월 4일 <미디어비평 아이템 제작 무산…담당 국장이 거부>에 따르면 "4일 KBS 기자들에 따르면 미디어비평팀은 5일 저녁 방영을 목표로 'G20 보도, 꿈보다 해몽'이라는 가제로 G20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다룬 꼭지를 준비했지만 이화섭 시사제작국장의 반대에 부닥쳤다"고 보도했는데요.
이화섭 국장의 반대 사유는 "G20 주관방송사인 KBS가 G20에 매진하고 있는 시점에 부정적인 보도가 나가는 적절치 않다. G20에 매달려 있는 사원들의 사기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었는데요. <미디어 비평>팀의 여러 차례 건의에도 이 국장이 반대의사를 강하게 표현했고, 결국 G20 보도 아이템이 1일 최종적으로 빠졌다고 합니다.
결국 KBS시사제작국 소속 기자들이 3일 총회를 열고, 4일 보도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같은날(4일) 오후에 방송이 결정돼 5일 시청자와 만나게 된 것입니다.
G20보도의 문제점 : G20재무장관회의를 보는 내외신 '온도차'
KBS <미디어 비평>이 지적한 G20보도의 문제점 첫 번째는 10월 23일 경주에서 열린 G20재무장관회의에 대한 국내외 언론의 보도 문제입니다. 국내 언론은 대부분 "환율전쟁의 해법을 찾았다. 환율갈등이 수습된 데에는 우리나라의 탁월한 중재력이 작용했다" 등의 평가를 내놓았는데요.
하지만 이날 경주 선언을 보도한 외신의 시각은 대조적이었다고 합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경주 합의는 두루뭉술한 기준을 제시하는 데 그쳐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혹평했습니다. 또 "뉴욕 타임스는 환율 갈등이 일단 합의를 이룬 것은 긍정적이지만 구성력이 없어서 실제 효과를 발휘할지는 의문"이라며 분명하게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실제 외신들의 우려는 곧바로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미국이 지난 3일 6000억 달러를 시장에 푸는 인위적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면서 환율전쟁이 재현될 조짐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이에 대해 <문화일보>는 "G20 경주회의 합의에 힘이 빠졌다며 미국발 환율전쟁"을 우려하는 기사를 내보냈는데요. 다른 대다수의 언론은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경주 회의에서 뛰어난 중재력을 발휘했다는 정부는 사실 G20논의의 한 축인 중국과는 면담조차 제대로 성사시키기 못했다"며 "대부분 국내 언론은 정부의 말을 그대로 인용해 큰 성과를 거둔 것처럼 장밋빛 전망만 쏟아내 의장국으로서 우리 역할을 과대포장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KBS <미디어 비평>은 지적했습니다.
G20경제효과: 검증은 하고 있는가?
한편 KBS <미디어 비평>은 G20의 경제효과에 대해 검증 없이 그대로 보도하거나, 경제효과 자체도 부풀리고 있다는 지적했는데요. <조선일보>는 삼성경제연구소 보고를 인용해 경제효과가 최대 24조 원, <중앙일보>는 국제무역연구원의 31조 3000억원, <동아일보>는 450조 효과를 보도하기도 했는데요.
KBS <미디어 비평>팀은 이미 G20 정상회의를 개최했던 다른 국가들도 그런 어마어마한 경제효과를 냈는지 검증하는 기사는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2011년 한국의 예산이 309조 6000억, 2002년 한일월드컵때 즉, 한 달내 내 전 세계가 지켜본 월드컵에 대해 현대경제연구원이 예측한 우리나라 경제효과가 11조 5000억 원이었는데, 1박 2일의 G20 회의가 낼 수 있는 경제효과가 이 정도로 큰지에 대해서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지난 6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G20 정상회의가 열렸을 때 현지 언론은 "캐나다가 G20개최에 지나치게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G20에 대한 다양한 견해 '외면'
그 외에도 ▲ G20이 열리는 곳마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확산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는 등 이 회의를 바라보는 다른 시각에 대해서 대부분 언론은 외면하고 있다는 점 ▲ G20정상회의 백일을 앞둔 지난 9월~10월(회의 개최 열흘 전)까지 방송3사의 뉴스보도를 점검해본 결과 KBS 40건, MBC 29건, SBS 43건으로, 같은 기준을 적용해 2005년 부산에서 개최된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아시아태평양 21개국 정상들의 경제모임인 APEC보도량보다 현격히 많다는 점도 지적했는데요.
이 프로그램을 준비했던 정성호 기자는 "G20은 국가적 행사인 동시에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만큼 국민들이 세계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모색의 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언론이 좀 더 차분하게 G20을 조명하고 정확하게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며 "G20 서울회의를 앞두고 의장국 수준에 걸 맞는 언론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고 따끔하게 꼬집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미디어오늘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 참언론대구시민연대에서 11월 12일 발표한 보고서입니다. 방송 녹취록 정리는 양선회, 전체 구성은 허미옥이 담당했습니다.
2010.11.12 17:08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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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의 풍지대 대구를 바꾼다'는 화두로 2003년 3월 발족한 대구지역에서 활동하는 언론운동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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