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만에 배가 떴다, 드디어 울릉도에 들어간다

울릉도 캠핑 여행 - 첫 번째 이야기

등록 2010.11.14 13:45수정 2010.11.14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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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울릉도여행 울릉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배가 유일하다.

울릉도여행 울릉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배가 유일하다. ⓒ 김준영

▲ 울릉도여행 울릉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배가 유일하다. ⓒ 김준영

사람들이 여행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한다. 그것은 나를 되돌아보기 위해서일 수도 있고, 여행지에 대한 막연한 동경 때문일 수도 있다. 금전적인 무리를 감수하면서까지 울릉도 여행을 떠났던 건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그저 막연한 동경 때문이 아니었을까? 울릉도라는 섬에 대한 동경, 생애 첫 캠핑 여행에 대한 동경, 이와 같은 감정으로 무모한 울릉도 캠핑여행은 시작됐다.

 

a 울릉도여행 울릉도여행

울릉도여행 울릉도여행 ⓒ 김준영

▲ 울릉도여행 울릉도여행 ⓒ 김준영

설렘과 불안감, 그리고 즐거움과 공포 등 수많은 감정들이 뒤범벅돼 여행을 준비하는 내내 가슴을 조여왔다. 캠핑여행이라는 것을 너무 쉽게 생각했던 후회감과 '그저 어떻게든 되겠지'하며 지원했던 것에 대한 두려움이 몰려왔지만 이미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울릉도 캠핑여행에 대한 끈을 놓을 수 없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일주일이라는 준비기간이 지나갔고 가벼운 마음과 반대로 무거운 몸으로 여행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거의 내 키만 한 가방을 들쳐 메고 버스정류장으로 나섰다. '생각보다 무겁지 않은데?'라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준비 전에 누누이 강조하던 말들이 머릿속에서 빙빙 떠돈다.

 

'짐 1kg을 줄이면 1km를 더 갈 수 있다.'

 

가방을 메고 간 거리가 100m를 넘지도 않았지만 한 걸음 한 걸음 걸을수록 발걸음은 무거웠고 몸은 점점 무뎌졌다. 몸이 불편하면 마음이 편해지고, 마음이 불편하면 몸이 편하다고 했던가?

 

머릿속을 짓누르던 압박감은 어느새 저 먼 곳으로 사라지고, 짐의 무게로 인해 무겁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버스에 몸을 맡겼다. '휴, 이제 시작인데···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무모한 젊은 혈기를 믿고 '설마 죽기야 하겠냐?'라는 생각으로 점차 바뀌었다.

 

창원서 출발한 나는 서울에서 일행과 만나기로 했다. 그곳에서 다시 버스를 타고 울릉도 묵호항으로 가 배를 탔다. 울릉도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배가 유일하다. 그래서 울릉도를 가기 위해서는 여행운이 따라야 한다. 파도상태에 따라서 배가 뜰 수 있는지 결정되기 때문이다. 파도가 4m가 넘으면 배가 뜨지 않는다는데, 배가 뜨지 않으면 울릉도 안에서 육지로 가고 싶어 하는 사람도 그리고 육지에서 울릉도로 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 모두 발을 동동거리며 기다린다.

 

울릉도를 가기 위해 모인 11월 3일 수요일 또한 그랬다. 준비기간 내내 마치 용왕이 분노하듯 파도가 높았고, 이전 4일 동안 배는 뜨지 못했다.

 

"오늘도 배가 뜨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그럼 일단 근처로 단풍놀이나 가자"라는 말이 일행의 잎에서 나왔다. 울릉도 여행을 기대하는 일행들의 얼굴은 불안한 빛으로 가득했다. 배에 대한 소식이 들리지 않아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묵호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오전 8시 휴게소에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전화로 울릉도 배편을 알아보는데, 하늘이 내려준 선물과도 같은 말이 나왔다.

 

4일, 길다면 긴 시간 만에 드디어 배가 뜬다는 것이었다. 오후까지의 시간이 다소 남았기 때문에 차를 약간 우회해서 정선 아우라지와 병방산 전망대를 둘러보았다. 하나하나 너무 아름다운 풍경이었지만 울릉도를 갈 수 있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 찼다.

 

a 병방산 전망대 병방산 전망대

병방산 전망대 병방산 전망대 ⓒ 김준영

▲ 병방산 전망대 병방산 전망대 ⓒ 김준영

 

a 정선 아우라지 정선 아우라지

정선 아우라지 정선 아우라지 ⓒ 김준영

▲ 정선 아우라지 정선 아우라지 ⓒ 김준영

묵호항에 도착하여 표를 받고 주민등록번호, 이름, 전화번호를 남겼다. 마치 야구장에서 좋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해 몸부림을 치듯 배안에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뱃멀미를 하지 말아야 할 텐데,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약 3시간 정도의 항해 끝에 섬이 보인다는 소리와 함께 모두들 눈을 떴다. 짐을 어깨에 들쳐 메고 울릉도로 발걸음을 옮겼다. 항구는 사람들로 인해 난리법석이다. 항구를 벗어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데, 육지로 가는 한 여행객이 "지금은 좋지! 나중에 배가 뜨지 않을 때는 답답할 거야"라고 말했다. 

 

섬으로 들어가기도 그리고 다시 섬에서 나오기도 너무 힘든 곳이 바로 울릉도다. 버스를 타고 캠핑장소로 이동했다. 해가 지기 전에 텐트를 쳐야 다음 일정이 편해지기 때문에 서로를 격려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드디어 도착한 첫날의 캠핑 장소. 동경이라는 감정으로 떠난 울릉도 캠핑여행이 진정 시작됐다.

 

a 울릉도여행 울릉도여행

울릉도여행 울릉도여행 ⓒ 김준영

▲ 울릉도여행 울릉도여행 ⓒ 김준영

a 울릉도 캠핑여행 울릉도 캠핑여행

울릉도 캠핑여행 울릉도 캠핑여행 ⓒ 김준영

▲ 울릉도 캠핑여행 울릉도 캠핑여행 ⓒ 김준영

<여행자 수첩>

 

울릉도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편이다. 배가 뜨느냐 마느냐에 따라서 울릉도에 갈 수 있느냐 없느냐가 정해진다. 출발하기 전에 전화로 울릉도에 배가 뜨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여행일정을 빡빡하게 짜는 것보다는 울릉도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며칠 여유를 두고 계획하는 것이 좋다.

덧붙이는 글 | 울릉도 캠핑은 지난 11월 3일부터 6일까지 다녀왔습니다. 타 블로그와 기타매체에 중복 기재되는 내용입니다.

2010.11.14 13:45ⓒ 2010 OhmyNews
덧붙이는 글 울릉도 캠핑은 지난 11월 3일부터 6일까지 다녀왔습니다. 타 블로그와 기타매체에 중복 기재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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