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폰사완(Phonsavan)초록빛깔 북라오스 산골.
손희상
그저께 북라오스의 나메우의 국경마을로 든 다음, 쌈느아에서 하루를 보내고, 다시 하루 종일 달려 우돔싸이를 걷쳐 폰사완에서 뚱딴지 같은 항아리의 무덤을 보았고, 산골과 시내를 보았습니다. 다시 루앙프라방으로 가기 위해 버스에 올라와 있습니다.
어머님,
편안한 기차 안 보다 거친 바다를 향해하는 배 위나 오늘처럼 굽이굽이 산길을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저는 홀로 생각에 잠기곤 합니다. 버스 안에서 40여 일 넘게 해온, 세 번째(2007, 2008, 2010) 아시아의 길을 걸으며 내 나라의 아시아를 생각해 봅니다. 제 머리는 버스와 함께 같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어머님,
라오스는 북부와 남부로 크게 나누어지는데, 남부가 평원이며 메콩강이 깊숙이 발 담그고 있다면 북부는 아시아에서 몇 번째 깊은 산골을 품은 마을일런지 모릅니다. 폰사완에서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길은 산촌오지며, 간간히 산마루 길 옆에 집 몇 채가 나란히 서 있곤 합니다. 어, 저기 코이카(KOICA)도 창문 너머로 스쳐 지나 갑니다. 여느 집에는 1톤 트럭이 고이 모셔 있으며, 사람들은 한창 바쁘게 일하지 않습니다.
베트남에서는 벼 수확을 하거나 준비 중이라면 이곳은 간간히 모내기를 하곤 있습니다. 라오스에 신기기를 건네주면 일의 편리를 추구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건 큰 오산일런지 모릅니다. 어느 농부가 경운기로 무논을 쟁기질 하지만, 그는 오늘 하루의 일을 하고서는 경운기를 고이 모셔둘지 모릅니다. 그래서일까요, 북라오스에는 중국의 사람과 자본이 많이 내려와 있습니다. 중국이 라오스에 고속도로를 놓아준다는 소문도 제 귀에는 진실처럼 울려 퍼지고 있으며, 윈난의 쿤밍(昆明)이나 징홍(景洪)에서 루앙프라방으로 내려오는 버스 편도 있습니다. 이런 저런 단상을 정리하며, 깊은 산골을 헤집고 나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