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군 버스안내양 1호 정화숙씨정씨의 일과는 태안읍 버스터미널에서 9시 50분에 출발하는 근흥방면 시내버스로 오후 6시까지 하루 네차례 운행한다. 5년여 동안 안내양을 하다보니 버스정류장은 물론 1일 200여명이 넘는 승객이 타지만 어디에서 내리는 지까지 파악할 정도다.
김동이
특히, 부활한 태안의 버스안내양 1호이면서 구수한 입담으로 승객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는 정화숙(43)씨는 현재 3명뿐인 안내양의 맏언니. 버스안내양의 이미지 쇄신은 물론 태안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태안을 알리는 일등 전도사 역할도 해내고 있다.
태안에서 신진도 방면으로 이동하는 노선을 하루 4번 탑승, 버스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버스안내양 정씨. 정씨는 태안이 고향은 아니지만, 5년여 동안의 경험으로 노선은 물론 승객이 어디에 사는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까지 다 알고 있을 정도로 어엿한 터줏대감으로 자리잡았다.
"도움을 주려고 안내양이 되었는데 오히려 도움을 받고 있다"고 겸손하게 말하는 정씨는 나이 지긋한 노인이나 혼자 사는 분들에게 "챙겨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정씨는 "시골 인심이라 그런지 정도 많아서 김치, 고추장 등 직접 담근 음식을 가져다 줘서 오히려 혜택을 받고 있다"고 미안해 했다.
안내양을 하면서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며 안내양이 천직이라고 말한다. 정씨는 안내양의 제1의 임무는 '승객의 안전사고 예방'이라며 "버스운행 중에는 절대로 움직이지 말고, 정차할 때까지 자리에 앉아있으면 좋겠다"고 승객들에게 당부의 말도 전했다.
그는 또, "몸이 불편하시거나 짐이 많을 때 버스운전사와 상의해서 편의를 봐 주고 있는데, 일부 승객이 승강장이 아닌 곳에서 내려달라고 고집을 부릴 때는 난감하고 가장 힘들다"며 고충을 전한 뒤 "예전에는 술주정하는 분들도 많았는데 요즘은 거의 없고, 만약에 술주정하는 분이 짓궂게 굴면 오히려 다른 주민들이 만류한다"고 말했다.
"버스탈 때마다 기분 좋아져"... 안내양 탄 버스에 중독된 승객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