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공개] 북한 공격 받은 연평도 K-9 자주포 진지 지난 23일 오후 해병대 연평부대 K-9 진지에서 한 해병대원이 북한의 기습적인 포탄 공격에 긴급 대응 사격준비를 하고 있다.
국방부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 군 당국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아래 합참)가 이를 은폐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해명을 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당초 합참은 북한군의 포탄 공격을 받았을 때 백령도에 배치되었던 K9 자주포 6문 가운데, 포격 피해로 작동 이상을 일으킨 2문을 제외한 4문으로 대응 사격에 나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25일 오전 신현돈 합참 작전기획부장(육군 소장)은 "사격 훈련 중 1문의 자주포 포신에 불발탄이 끼어 최초 대응사격에는 3문이 가담했다"고 말했다.
합참에 따르면 사격훈련 중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대기하던 2문은 북한군의 최초 포격에 표적탐지기가 고장나면서 처음부터 대응사격에 참가하지 못했다. 사실상 군은 북한의 최초 포격이 있던 지난 23일 오후 2시 34분 이후 1차 대응사격을 했던 오후 2시 47분부터 오후 2시 59분까지 12분 동안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 6문의 절반인 3문으로만 버틴 것이다.
군 당국은 사건 당일인 23일에는 자주포 6문이 최초 대응사격을 했다고 밝혔다가 24일에는 4문, 25일에는 3문으로 말을 바꾸었다. 이에 따라 통상적으로 군의 작전지침으로 통용되는 적의 도발 수준에 맞추어 '2배 이상 대응사격 한다'는 비례성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은 이유가 K9 자주포의 고장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4일 정례브리핑에서 합참은 "북한이 발사한 포탄은 모두 170여 발이고, 우리 군은 K-9 자주포로 포격을 가한 북한군 무도 포진지에 50발, 개머리 포진지에 30발의 대응사격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곡사화기인 K9 자주포로는 해안절벽에 갱도화된 북한군 포대에 직접 타격을 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해안 포대 막사를 표적으로 대응 사격을 했다는 전날의 설명과는 달리 합참은 대응사격이 막사 등을 향한 것이 아니라 통신시설과 지휘시설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역시 우리 군의 대응사격에도 불구하고 북한군의 피해가 거의 관측되지 않는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해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