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보수 미래를 논하다 표지
도서출판 밈
<한겨레> 이창곤 기자(전 기획취재팀장·논설위원, 현재 영국 연수 중)가 최근 <진보와 보수 미래를 논하다>(도서출판 밈)를 펴냈다. <한겨레> 독자라면 친숙할 제목이다. 창간 22돌 기획으로 지난 5월부터 연재되고 있는 '진보와 보수, 미래를 논하다'를 그대로 옮겨왔다.
결코 가볍지 않은 제목이다. 그 '무게감'을 일곱 논쟁에 나눠 실었다. 무상급식 논쟁을 계기로 급격하게 떠오른 '선진화와 복지국가'의 충돌은 물론, 사회 양극화, 성장 전략, 사회 민주화, 정치 개혁 등 '오늘'을 관통하는 주제를 고루 다뤘다.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이정우 경북대 교수와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의 '1라운드'를 시작으로, 백낙청 창작과비평 편집인과 안병직 시대정신 이사장의 7라운드에 이르기까지 '패널' 또한 쟁쟁하다. 여기에 다시 김호기 교수 등 전문가 7명이 논쟁 해설자로 가세했다.
독자 이해 높이기 위한 탄탄한 구성 돋보여하지만 이 책에서 돋보이는 점은 이와 같은 '타이틀'이 아니다. 일단 신문기사를 적당히 '가공'한 재활용품이 아니다. 위 '프롤로그'에서 드러나듯 '원본(전문)'을 공개함으로써, 신문을 통해서는 맛보기 힘들었던 토론의 생생함을 되살려냈다.
그 구성에 있어서도 독자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공을 들인 흔적이 보인다. 각 논쟁의 '예고편'격으로 저자의 '논쟁 이해'가 실려 있으며,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슬로우 비디오'처럼 '논쟁 해설'이 따라 붙는다. '경기'를 재미있게 즐기기에 탄탄한 구성을 갖춘 셈이다.
충실한 각주 역시 논쟁의 이해를 돕는다. 일상에 쫓기는 독자가 모를 만한 말이 나올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타이밍'이 상당히 절묘하다. 그 문장이나 전달력에 있어서도 무슨 논문처럼 딱딱하거나 어렵지 않다. 상당히 친절한 편이다.
다만 일부 논쟁에서는 "진보와 보수가 합의할 수 있는 공통된 바탕"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다양한 주제를 다양한 사회자가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편차'로 보인다. 토론의 성패가 진행자에 따라 확연히 엇갈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진보 대 보수라는 틀이 사실을 드러내기보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