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첫눈, 서울에서는 흔적도 없더니만 퇴촌에는 내린 눈이 소복하게 쌓여있습니다.
김민수
서울은 어제(27일) 새벽에 첫눈이 왔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그늘진 곳에 흰눈의 흔적이 남아있어 눈이 온 줄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린 눈은 첫눈을 실감하기에는 부족했습니다.
마치, 연평도 사건이 터진 후에 호들갑을 떨다가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힘들고 어려운 일이 누군가에게는 아무일도 아닌 것인 세상이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마음 따뜻한 세상이라면 남의 아픔을 내면화시킬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하고 소망해봅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이 아니라, 말로 다할 수 없는 일들이 있었음을 공유하는 것이 이웃이요, 함께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이면 좋겠습니다.
눈이 오고 하룻밤을 지내고 퇴촌에 가서야 '눈이 제법 많이 왔어구나' 알 수 있었습니다.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여있습니다. 비로소, 낙엽들에게 쉼의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