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대국민담화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의 정부 대응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했다. 우방국들과 함께 북한에 단호히 대응할 뜻도 천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발표한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특별담화'에서 "저는 오늘 대통령으로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이 자리에 섰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번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대응과정에 국민 여러분의 실망이 컸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무고한 국민이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이 파괴된 것에 대해 참으로 안타깝고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그동안 수없이 많은 도발을 자행했지만 우리 영토를 이번처럼 직접 포격한 것은 처음"이라며 "민간인을 향해 군사공격을 하는 것은 전시에도 엄격히 금지되는 반인륜적 범죄"라고 규정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포탄이 떨어진 불과 십여미터 옆은 학생들이 수업을 하던 곳이었다"며 "어린 생명조차 안중에 없는 북한 정권의 잔혹함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이 대통령은 1·21 사태와 아웅산 테러, 87년 대한항공 민항기 폭파 사건 등을 열거한 뒤 "이제 북한 스스로 군사적 모험주의와 핵을 포기하는 것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됐다. 더 이상의 인내와 관용은 더 큰 도발만을 키운다는 것을 우리 국민은 분명히 알게 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 정권을 옹호해온 사람들도 이제 북의 진면모를 깨닫게 되었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폭침을 놓고 국론이 분열되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처럼 국민의 단합된 모습 앞에서는 북한의 어떠한 분열 책동도 발붙이지 못할 것"이라며 "정부와 군을 믿고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통령이 임기 중에 대북 유화정책을 펴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는 말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협박에 못 이긴 '굴욕적 평화'는 결국 더 큰 화를 불러온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며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는 용기만이 진정한 평화를 가져올 것이다. 앞으로 북의 도발에는 반드시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정부가 해야할 일은 확실히 하겠다"며 "서해5도는 어떠한 도발에도 철통같이 지킬 것이다. 우리 군을 더 강하게 만들기 위한 국방개혁은 계획대로 더욱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