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장기간 묶여 있던 개들은 사람을 보면 호기심과 반가움으로 감정을 표현한다.
동물자유연대
섬에 도착하자마자 조사활동 계획을 세웠다. 1차 조사의 대략적인 목적은 개들이 처한 현황을 파악하는 것이었고 이를 목표로 몇 가지 세부적인 계획을 세웠다. ①우선 대략적인 개체수를 파악해야 했다. 묶여 있는 개가 있다면 장소나 주소 파악해 향후 관리대상 목록을 만들고, 돌아다니는 개들의 개체수도 대략적으로 파악해 기록한다. ②다친 개들은 치료 후 구조한다. ③밥과 물이 공급되지 않은 개들에게 비상식량을 공급한다. ④어린 강아지의 목줄은 풀어준다. 개들이 크면서 목줄이 목을 조여 살을 파고들어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⑤묶여 있는 개들의 경우 체인이 꼬여있어 행동반경이 줄어들었다면 길게 늘여준다.
우선 기자들이 주로 머물고 있는 학교와 면사무소를 중심으로 활동반경을 정했다. 28일 오후는 면사무소에서 서쪽방향의 빈집들과 동남쪽의 성당, 중고등학교 주변 남쪽지역을 돌았고, 29일 오전부터 배가 떠나는 낮 12시까지는 학교에서 서쪽방향의 빈집을 물색했다.
곳곳에서 개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대부분 백구 같은 대형견들이었고 간간이 작은 발바리도 보였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섬을 떠나면서 줄을 풀어주고 간 사람들도 있었고 폭격이 있을 때 줄을 끊고 도망간 개들도 있다고 했다. 남아있는 주민들 중 돌아다니는 개들의 사료를 챙겨주는 분들이 있어 비교적 눈에 띄는 개들의 건강상태는 나쁘지 않았다. 곳곳에 뿌려진 사료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돌아다니는 개들의 문제는 굶주림보다 개체수 확대 가능성에 있었다. 개들 중엔 금방 새끼를 낳아 젖이 불어있는 아이들도 있었고 교미하고 있는 개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런 개들의 경우 당장의 생존이 문제가 아니라 향후 개체수가 증가하고 야생화 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문제다.
이는 향후 '연평도 개들의 들개화'라는 새로운 문제로 확대되어 이후 포획과 사냥의 대상이 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돌아다니는 개들은 수의사협회와 논의하여 중성화수술을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아직 주인이 소유권을 포기했다는 명확한 의사표명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 문제될 수 있다. 그러나 개들의 건강과 사회적 문제로 확대될 우려를 사전에 막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수술을 하고 향후 주인이 나타나는 경우 협상하는 방법도 모색해 볼 수 있다.
건강상태는 나쁘지 않았지만... 물 공급 대체적으로 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