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몸집과 생각이 커진 아들에게서 그때의 나를 볼 때가 있다.
오창균
제 이야기로 들어와서, 아들이 있습니다. 14살 한창 사춘기를 겪는 것 같고 몸집도 생각도 훌쩍 커졌습니다. 올해 중학교에 들어갔다가 제도권교육에 반발해서 대안학교로 옮겼습니다.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아들을 대안학교로 보낸것은 제 스스로 인생을 개척하며 살아가라는 뜻도 담았습니다.
기숙생활을 하면서 일주일(5일)마다 집에 와서 이틀을 지내다 다시 학교로 갑니다. 집에 오는 날이면 맛있는 반찬도 만들어 놓고 늦은밤(9시)까지 기다렸다가 같이 밥을 먹습니다. 아내는 아직도 어린애로 보이는지 이것저것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학교를 옮긴 처음에는 적응하는 기간이 필요했던지 아들은 매일같이 엄마와 통화도 자주하더니 요즘들어서는 전화 한 통 안하는 아들을 타박하는 아내를 보면 웃음도 납니다. 하지만 저는 아들이 제 스스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라고 보며, 요즘에는 아들의 말을 좀 더 진지하게 들어주고 조언도 해줍니다.
며칠전에는 자신은 불평등한 분배구조의 기업에 취직할 생각은 전혀 없기 때문에 취업을 위한 대학은 가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대신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과 공공의 이익에 대한 아이디어를 생각중이라고 했습니다. 더불어 대안학교를 졸업할때쯤(18살)이면 독립해서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저는 무조건 찬성이라며 박수를 칩니다만 아내는 걱정이면서도 아들의 생각을 믿고 따라주는것 같습니다.
스스로 제 갈 길을 찾아가겠다는 자식에게 부모는 노후를 책임져야할 의무를 내세우지 않습니다. 부모와 자식이 따로 길을 걷더라도 가족의 사랑은 어긋나지 않는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자식사랑의 교훈은 내 어머니가 나를 키웠던 방식 '개맹키로(개처럼)키워라' 입니다. 가둬두지 말고 묶어두지 말고 자유롭게 아이를 키우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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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과 생각 커진 아들, 18살에 독립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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