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한미 당국은 조지워싱턴호와 핵잠수함들을 동원해 서해에서 3일간 한미 연합훈련을 벌였다. 양국의 최신 장비들이 대거 참가했으며, 이 훈련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하게 대처하겠다는 한-미 동맹의 의지를 나타내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1일 한미 연합훈련이 종료되자, 정부는 북한의 기습도발로 중단됐던 연평도 해병부대의 포격훈련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는데, 해병대의 포격훈련은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의 빌미가 되었던 훈련이라는 점에서 남북의 군사대립이 더 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높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군 일부에서는 '자존심 회복'을 운운하며, 북을 자극해서 '추가도발'하게끔 하여 "확실한 보복공격으로 실추된 군의 위신을 높이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한다.
1일 방송3사는 해병부대의 사격훈련이 곧 재개된다는 소식을 다뤘는데, 훈련이 남북 군사적 충돌의 빌미가 된다는 것을 우려하는 방송사는 없었다. 오히려 '추가전력이 배치'되어 북한의 추가도발이 있을 경우 '응징', '궤멸'한다는 군의 작전을 전하는데 급급했다.
특히 KBS는 남과 북의 주력 무기를 비교하면서 남한이 북한보다 '수적으로 열세하나 질적으로 우수'하다고 보도하며, 연평도에 새로 배치된 무기들을 추켜세웠다. 반면, MBC는 최신무기가 배치되는 것과 관련된 우려를 한 꼭지 전해, '전력 증강'만을 강조하는 다른 보도들과 다소 차이를 보였다.
KBS <포격훈련 이른 시일 재개>(김기현 기자)
<수적 열세…질적 우수>(김주한 기자)
SBS <연평도서 내주 사격훈련>(정영태 기자)
MBC <전력증강 문제없나?>(송양환 기자)
KBS <포격훈련 이른 시일 재개>(김기현 기자)는 "뛰어난 기동력과 함께 강한 파괴력을 갖춘 지대공 미사일 천마가 연평도에 긴급히 배치됐다"면서 "NLL 인근에 출몰하는 북측의 미그 23기 등에 대한 방어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천마'의 위력을 설명했다. 이어 "군 당국은 이 같은 추가 전력 배치가 마무리되는 대로 연평도에서 NLL 남쪽 해역에 포를 발사하는 훈련이 재개할 예정"이라면서 "사격 기간은 이틀 정도, 화력은 K-9 자주포를 비롯한 포병 무기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일단 훈련이 시작되면 군은 전투준비태세에 돌입하고, 정보 관측 장비를 총동원해 북한지역을 24시간 감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북한이 또다시 도발할 경우, '적의 위협과 피해 규모'에 따라 대응한다는, 새 교전규칙을 적용해 응징에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보도한 뒤 "군 당국은 포격훈련이 실시되는 동안 연평도의 외부인 출입과 통행을 차단하고 주민들은 방공호로 대피시킬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수적 열세…질적 우수>(김주한 기자)에서는 남과 북의 주력 무기를 비교하면서 "남한의 군사력은 북한에 비해 수적으론 열세지만, 성능과 화력, 정밀 타격능력 등 질적인 측면에선 더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문제는 비대칭 전력"이라면서 북한이 '핵무기 10여기를 만들 수 있는 능력'과 '생화학무기 5천톤', '노동미사일과 대포동 미사일'을 상당수 보유하고 있다고 거론한 뒤 "우리 군은 정밀 감시를 통해 북한의 비대칭 전력을 요격하는 방어책을 세워놓고 있다"고 전했다.
SBS <연평도서 내주 사격훈련>(정영태 기자)은 "북한군의 포격으로 중단됐던 연평도의 사격 훈련이 다음 주 재개된다"면서 "북한군이 공격의 빌미로 삼았던 훈련인만큼, 이번에는 우리가 무력시위를 하는 성격을 담고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사격훈련의 규모는 지난달 훈련과 비슷하거나 그 이상의 규모로 실시할 예정"이라면서 "이번 훈련에서는 두 배로 증강된 K9 자주포와 추가 배치된 K55 자주포, 벌컨포 등이 연평도 서남방 우리 해상으로 사격훈련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또 다시 북측이 도발을 감행한다면, 서해상에 대기하던 F-15K 전투기까지 동원해 북한의 포병 진지를 궤멸시킨다는 계획"이라고 전하고 "군 당국은 연평도 사격훈련이 실시되면 주민들과 취재진을 모두 방공호로 대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MBC <전력증강 문제없나?>(송양환 기자)는 "북한의 포격 도발 이후 연평도에는 최신 무기가 잇따라 배치되고 있다"면서 "시기가 시기인 만큼 병력 증강 조치는 당연하지만, 그래도 적정한 선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연평도는 마치 우리의 첨단무기 집합소 같은 분위기"라면서 "1발로 축구장 3개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는 다연장로켓이 6문 등장했고, 단거리 지대공 미사일 '천마'와 최첨단 레이더인 '아서'도 긴급 투입됐다"고 전했다. 또 "지대지 미사일과 개량형 K55 자주포 등도 배치가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추가 도발을 조기에 제압하기 위한 조치는 필요하지만, 그 적정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많은 무기를 관리 운용할 병력을 수용하기에 좁은 연평도 면적', '첨단무기가 밀집되어 자칫 적의공격에 한꺼번에 괴멸되거나 탈취될 가능성', '무기가 대부분 수도권 서부전선에서 차출되어 수도권 전력공백' 등의 우려를 제기하면서 "미사일처럼 사거리가 긴 무기는 내륙에서 쏘나 연평도에서 쏘나 비슷하기 때문에 굳이 연평도에 배치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결론적으로 위기에 따른 대응이 전체적인 전력 운용 면에서 조화와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2010.12.02 19:31 | ⓒ 2010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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