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포격사건, 이성적 토론과 접근 필요"

"남북은 왜 평화롭지 못하나, 결국 공존, 공생, 공영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등록 2010.12.05 10:44수정 2010.12.0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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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 동포사회도 연평도 사건으로 인해 의견이 분분하다. 강경대응, 전쟁불사를 외치는 동포들이 있는가 하면,  좀더 냉정하고 이성적인 접근을 통해 한반도 분쟁을 수습하고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백악관 앞 시위 11월 27일 전쟁반대 평화시위가 백악관 앞에서 열리고 있다.
백악관 앞 시위11월 27일 전쟁반대 평화시위가 백악관 앞에서 열리고 있다. 이재수

워싱턴 지역 풀뿌리 평화단체인 '사람사는세상워싱턴'은 지난 11월 27일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 미국 평화반전단체인 A.N.S.W.E.R.와 백악관 앞에서 "전쟁반대, 한반도 평화를 위하여"란 구호를 외치며 평화시위를 가진 바 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이승만 목사(전 미국교회전국협의회 회장)는 26일 금요일 늦은 밤에 전쟁반대 평화시위가 있다는 소식을 알고 아침 일찍 기차를 타고 2시간 걸려 이 시위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말문을 열며 60년 전에 있었던 한국전쟁의 비극을 상기시키면서 이와 같은 전쟁이 다시 일어나서는 안된다고 호소했다. 나아가 남북간 군사 대치와 긴장과 갈등이 연평도 포격 사건의 비극으로 이어졌다면서 미국과 한국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자제하고 북한과의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서 갈등을 해결하여 평화로운 분위기와 협력을 이뤄야 함에 남북간의 직접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12월 3일 '사람사는세상워싱턴'은  "연평도 포격사건과 한반도 평화의 길"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창수 '통일맞이' 정책실장은 "남북간 리더쉽의 이성이 마비된 상황, 이 와중에 희생되는 것은 남북간 국민과 인민들이다"고 강조하며 "지난 23일 한반도 서해상 연평도 부근에서 발생한 안타까운 현실은  한반도 대립과 대결의 현주소를 아낌없이 보여준 사건"이라고 연평도 사건을 정의했다. 김 실장은 발표에서  "53년 정전협정 당시 모든 사람들은 바로 전쟁 상황을 넘어 평화협정으로 될 줄 알았는데 그것이 57년을 끌어 온 것이 이번 사건의 원인이며 결과"라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번 연평도 사건의 원인으로 "서해 5도 지역은 한반도에서 가장 민감한 분쟁이며, 천안함 이후 극도의 긴장이 형성된 지역이고, 10.4선언의 '서해평화협력지대건설안'이 이명박 정부에 의해 부정된 상황에서 발생했다"며 "편의상 미군에 의해 일방적으로 발표된 NLL을 1973년부터 인정하지 않으며 새로운 해상 분계선을 주장해온 북한이 이 지역을 분쟁 지역화 함으로써 북미간 직접대화나 다자간 대화를 겨냥한 사건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반도평화의길' 토론회 "연평도 포격사건과 한반도 통일의 길"토론회에서 김창수 통일맞이 정책실장이 발표하고 있다
'한반도평화의길' 토론회"연평도 포격사건과 한반도 통일의 길"토론회에서 김창수 통일맞이 정책실장이 발표하고 있다이재수

김 실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북한은 "그 이유가 무엇이건 사상자가 다수 발생한 것만으로도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며 "분쟁 다발 지역인 이곳에서의 무리한 군사훈련을 강행한 한국정부도 이 부분에 대해  절반의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한반도 미래에  있어서 평화적 관리와 통일을 향한 대화와 서로간 협력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다시 한번 일깨어준 사건"이라며 "10.4 선언에서 합의한 것처럼 남북간 경제협력을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대화를 통해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중요성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이번 북한의 연평도 공격으로 미국은 한미연합훈련을 핑계로 조지워싱턴호를 포함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한반도 서해상에서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 때문에 군사훈련을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때문에 하는 거라는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결국 우리는 미국과 중국의 전쟁터에 군사기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중국과 미국 강대국 패권 싸움의 한복판에 뛰어든 셈이 된다.


김 실장은 "궁극적으로 한국전쟁 이후 이루지 못한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민간진영의 노력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당면한 과제로 "어떤 경우라도 확전은 국민에게 엄청난 불안과 피해를 안겨줄 뿐이기에 절대 반대해야 하며, 10.4선언에서 합의한 경제 협력 논의를 재개하고, 분쟁을 극대화 하는 한미군사훈련은 자제해야 하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노력과 대응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이어 토론에 나선 남태현 솔즈베리대 정치학교수는 "정치가 사라진 곳에 폭력만이 난무한다"며 "평화와 통일에 대한 이성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반도평화의길 토론회 남태현 솔즈베리대 정치학교수가 토론하고 있다.
한반도평화의길 토론회남태현 솔즈베리대 정치학교수가 토론하고 있다. 이재수

이어 토론자로 나선 김순영 좋은벗들미국지부 사무국장은 "Freedom is not Free"라는 말로 "평화에 대한 갈급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한반도 전체가 우리땅이라는 주인의식으로 남북간 평화적 경제협력을 통한 더불어 잘 살 수 있는 장기적인 비전과 정치와 철학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주최한 "2010동북아여성평화회의 미국 보고대회"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한 정경란 '평화를 만드는여성회' 정책위원장은 워싱턴에 와서 미국인들을 만나며 느낀 것이 "이들이 너무 우리 한반도 상황에 무지하고, 연평도 사건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고 "짧은 경험을 전하며 "민간진영의 역할이 너무도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미주동포사회의 여론을 수렴하기 위해 준비한 이번 토론회에는 신필영 6.15미국위원회공동위원장, 김재숙 민주동지회회장, 이용진 워싱턴민화협상임대표, 신대식 한경련회장, 이선명주필, 이재수 민주개혁미주연대공동대표 등 많은 동포들이  참석하여 열띤 토론을 가졌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민간은 보호받아야 한다. 그런데 민가를 공격한 북한, 그리고 이를 핑계로 미국을 끌어들이는 남한... 왜 우리는 이렇게 역사를 후퇴시켜야 하는지…. 김대중, 노무현 10년을 '잃어버린 10년'이라 외치며 북한정권의 버릇을 고치겠다며 나선 보수정부가 만들어낸 지난 2년  남북간의 모습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연평도 사건을 포함하여 벌써 3번째이다. 이 모든 사건이 서해 백령도와 연평도 근처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왜 이런 일이 비슷한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인가? 근본적인 문제는 이 지역이 과거에도 남북간의 이해관계가 부딪히는 곳이고 그래서 민감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남과북은 '정전협정'을 맺은 지 57년이 되고 있다. 말 그대로 전쟁상태를 잠깐 멈추고 있는 상황이다. 정전협정을 맺으며 약속한 평화협정으로의 변화가 57년이 지난 지금도 그 지점에서 한걸음도 나가지 못하고 있는 불안정한 상황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로간 대결과 분란을 조정하고 관리하는 방법은 평화를 중심에 둔 대화를 통한 화해와 협력 정책임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다.

연평도 포격 사건은 나누지 못하는 인간의 이기심과 대결의식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물론 그 행위는 규탄받아야 한다, 허나 우리에게 있어서 이 사건을 통해 새겨야 할 교훈이 더 중요하다. 노무현 대통령 시기 남북이 합의한 10.4선언에서 "해주항 건설, 연평도. 백령도 부근에 평화수로와 공동어로 구역 설정, 해주공단 건설, 인천–해주 직항로 건설" 등 남북간 가장 민감한 지역에 공동의 평화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서해평화협력지대 건설안'이 이명박정부들어 폐기 처분 된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연평도 포격사건은 우리 민족 모두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다. 한반도는 이렇듯 언제라도 서로간 잘못된 판단과 결정으로 민족 전체가 전쟁에 휩싸일 수 있는 위험한 지역임이 다시 한번 입증된 것이다. 결국 이러한 위험적 상황을 극복하고 서로간 대화와 타협과 협력을 통해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나갈 길을 찾아야 한다. 김대중 노무현 두 정부에 의해 어렵게 쌓아 올렸던 한반도 평화의 바람이 못내 아쉬운 지점이 여기이다.

"진보는 밥이다. 밥은 나누는 것이다."  이안에 새하늘의 -60년 해결하지 못한 남북간 대결을 종식하고,  평화를 이루는- 보물이 숨겨져 있다. 우리는 이 보물을 찾아내야 한다.  그래서 갈고 닦아 반만년을 이어온 우리 조국 한반도에 새땅과 새희망을 일궈나가는 나눔의 세상-진보의 길로 나서야 한다.
#연평도 #사람사는세상워싱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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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하는 시대의 흐름에 워싱톤 지역의소식을 좀더 국내분들에게 전해 주고 싶어서 가입했습니다. 자신있는 글쓰기는 글쎄 잡식이라서 다양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 행사 소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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