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 오전 외교부 브리핑실에서 한미FTA 재협상 결과를 발표하던 도중 "쇠고기 분야는 최종합의문에 포함되어 있지 않다"며 관련 서류를 양손에 들고 취재진을 향해 잠시 보여주고 있다.
권우성
"(이번 협상에 대해) 우리의 일방적인 양보라는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양국 모두 윈-윈(win-win)하는 합의 결과라고 평가한다."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표정은 다소 상기돼 있었다. 4일 오전 서울 외교통상부에서 가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대한 내외신 기자회견 자리에서다. 그는 이번 워싱턴 재협상 결과를 두고, '일방적 퍼주기 협상'이라는 지적을 의식한 듯, "일방적인 양보가 아닌 양측간 이익을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지난 4일 동안 20번 넘은 회의를 하면서, 미국에서 (국내 시장개방에 대한) 높은 요구 수준이 있었다"면서 "(협상이) 타결이 되느냐, 다시 실패하느냐는 어려운 국면에 봉착하기도 했었다"며 그동안 어려웠던 협상과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1시간에 걸친 이날 회견에서 김 본부장은 자동차와 관련한 미국 쪽의 강도 높은 요구 등을 공개하면서, "상호주의에 입각해 이익의 균형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미국은 자국내 자동차 시장 개방은 최대한 늦추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접근은 크게 높이는 성과를 올렸다. 특히 미국은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해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새롭게 도입하고, 각종 국내 자동차 세금제도와 환경 규제 등도 자신들 입장을 대부분 관철시켰다.
김 본부장은 우리 정부가 얻은 부분을 언급해가면서, "돼지고기 관세철폐 기간 연장과 의약품 허가-특허 연계 의무이행 유예 등으로 상당한 경제적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초 FTA의 의제가 아니지만, 미국에 있는 한국기업인들의 비자기간을 연장하는데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역시 그동안 우리 정부가 FTA 협상과 연계해서 미국에 강하게 요구해왔던 '전문직 비자 쿼터'는 결국 따내지 못한 것이었다.
특히, 이번 재협상 내내 가장 큰 논란이 됐던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도 김 본부장은 이날 "원래 외교문서를 공개하는 것은 옳지 않지만, 합의된 내용을 보여주겠다"면서 A4 2장짜리 합의문을 언론에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 합의문 어디에도 쇠고기 내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들은 미 무역대표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조만간 한국 쇠고기 시장 개방을 위해 별도 협의가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 본부장은 "쇠고기 문제에 대한 미 정치권의 문제제기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미 행정부가 자국내 정치용으로 대응한 것"이라며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항변1] 자동차 내준 것 아니다? "상호주의 입각, 더 큰 요구 막아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