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주현 바이올리스트는 절제의 미가 주는 호소력, 순수하고 사색적이며 따스한 감성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세계가 주목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이다.
김주현
현장감이란 실로 대단한 것이다. CD의 깨끗한 음으로 클래식을 들으면서 우린 그렇게 잡음까지 제거하는 디지털이라는 것에 길들여 왔다. 방송국에서 보여지는 가수의 노래 속에는 아주 어마어마한 음을 다스리는 기계 이퀄라이저가 있는 것을 잊고 듣는다.
그러기에 우리는 항상 잡음이라는 것, 탁음이라는 것, 이러한 아날로그적인 것에 부적응화 되어가고 있다. 잠시의 오차도 없는 기계적인 화음, 이렇게 정형화되면서 가장 표준적인 조절된 음으로 가장되어 포장된 소리에 우리의 귀는 길들여져 있다.
그런데 오늘, 그런 모든 정형화된 것을 깨트려 버리는 예술의 전당 리사이트 홀에서 열린 김주현 바이올린 독주회를 보고 왔다.
기침 소리, 부시럭 소리, 악기 조율하는 소리 등 방송이나 CD음으로는 들을 수 없는 아날로그의 현장... 그 현장감을 느끼며 큰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19일 예술의 전당 리싸이틀 홀에서는 김주현 바이올린 독주회가 열렸다. 김주현 바이올리스트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 투어를 열고 있다. 2년여 동안 펼쳐질 전곡연주시리즈로 올해 마지막 공연으로 열렸다.
연주장 객석은 거의 찼다. 환한 객석을 비추던 조명이 조도가 낮어지고 무대의 피아노와 악보대의 조명이 환해진다. 아름다운 여인으로 바이올린을 들고 들어오는 연주자, 그녀는 갑자기 소란스러움이 숨소리마저 정지시키는 듯한 적막함으로 바뀌게 하는 마술을 부린다.
현장감이다. 잠시라도 한 눈을 팔면 소리가 저 멀리 도망가 버릴 긴장감과 모두 김주현이라는 한 사람의 연주자를 위한 사람들인 듯 서로 숨을 죽인다. 조그만 움직임으로 생기는 잡음이, 부스럭 소리가 음악의 한 부분을 흐트러지게 하지 않을까? 하는 염려스러움으로 숨소리조차 조심스럽다.
모짜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22 in A major. 그녀의 인사와 함께 박수가 넘쳐나고 잠시 연주자의 바이올린 조율하는 순간이 잠시 지나자 곧 피아노가 연주를 시작한다. 그를 따라 현란한 바이올린의 연주가 시작된다.
그의 연주는 부드럽다. 조금이라도 세게 움직인다면 그의 몸은 부서질 것만 같다. 그렇게 그녀는 가녀린 몸매로 가녀리게 연주한다. 첫악장은 화려하다. 휘몰아치듯이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활기차게 이어진다.
그러나 현을 움직이는 연주가는 화려함을 화려하지 않고 담담하게 연주한다. 힘차게 올라가는 활이 내려올 때는 부드럽다. 지켜보는 관중은 연주자의 마력에 빠져든다. 그렇게 그녀의 연주는 부드러우면서도 당차다.
큰 박수와 함께 첫곡이 끝났다. 멋진 곡에 관중들의 마음은 연주자에게 푹 빠져 있다. 마음을 가다듬다 두번째 곡을 시작한다. 두번째곡 바이올린 소나타 21 in C minor. KV 304. 어떤 약속이 있었을까? 그녀의 몸이 잠시 움직이듯 리듬을 타더니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동시에 시작한다.
마이너곡답게 서정적이다.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어쩐지 슬퍼지기도 하다. 이 곡이 김주현 연주자에게 잘 맞는 곡인 것 같다. 그녀는 지긋이 눈을 감는다. 그리곤 조용히 몸을 리듬에 맞겨 놓는다. 곡에서 오는 느낌을 몸으로 발산하는 듯, 하얀 속살이 보이듯, 그녀의 마음을 보이려는 것일까? 현이 움직이고 몸이 움직이고 또 악기도 같이 움직인다. 보는 내가 그 속에서 같이 움직인다.
흐르는 음악에 푹 빠지고 마음도 연주가가 된다. 검정드레스에 바이올린의 짙은 밤색의 칙칙한 색이 잘 어울린다. 거기에 가슴과 어깨선이 드러나고 바이올린 현의 밝음이 같이 조화를 이루어 그 모습 하나만으로도 예술적 느낌이 들어온다. 아름다운 선율이 감성 속 깊이 들어오는 것을 느끼며 감상했다.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라한다. 아직은 내가 아는 바이올리니스트는 정경화와 강동석씨 등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름이 나 있는 분들이다. 그러나 이제 또 한사람의 바이올리니스트를 기억하게 되었다. 그 이름은 김주현이다. 그녀가 세계 속에 한국을 알리고 또한 한국 안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연주자로 남아 있기를 바라며 지켜볼 것이다.
김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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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내는 물론 클래식의 본무대 유럽과 미국. 또 일본, 아시아지역 등의 세계 주요 도시의 무대에서 선굵은 대범함과, 꿈꾸는듯한 바이올린 선율로 잃어버린 추억까지 떠올리는 여운있는 연주로 국내외 고정팬을 거느리고 있다.
11세때 수원시립교향악단과 멘델스죤 협주곡으로 데뷔한 바이올리스트 김주현은 1976년 서울태생으로 예원, 서울예고를 거쳐 한국예술종합학교 학, 석사과정을 마치고 독일로 유학하여, 뒤셀도르프 국립음대에서 석사과정을 거쳐 2004년 6월 연주박사를 취득하였다.
한국 청소년 콩쿠르1위, 이화경향콩쿠르2위등의 상위입상으로 두각을 보이기 시작해, 2000년 독일브람스 협회 콩쿠르 우승과 더불어 음악계에 화려하게 주목받기 시작하여, 2002년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브람스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국내외 낭보를 전해왔다. 잇달아 국제적인 브람스페스티발에 초청되어 차세대를 이끌어갈 바이올리니스로 이름을 알리게된 김주현은 자랑스러운 한국인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로서 전세계 도시에서 수많은 초청을 받아 독주회, 협연무대, 실내악 등 다양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후학양성과 교육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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