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르요와 딸 마이사(왼쪽)와 산나. 피르요씨는 "두 딸과 세계여행을 다니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임정훈
헬싱키 시 동쪽에 있는 라이야 살로에 살고 있는 피르요 투오맬라(45, 금융업)씨의 집을 찾아간 것은 지난 10일 저녁이었다. 실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피르요씨 가족은 중산층이 아니라 고소득층에 속했다.
집에서 바다가 훤히 보이는 2층 구조의 연립형 주택(한화로 10억 정도)을 소유한 그는 파일럿이었던 남편과 이혼을 했지만, 산나(14, 쿨로사이렌 종합학교 8학년-우리나라의 중2)와 마이사(12, 콜로사이렌 종합학교7학년-중1) 두 딸과 함께 세계로 여행을 다니면서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 집을 얻기 위해 빌린 대출금도 이미 다 갚은 상태다.
월 7000만 원 이상씩 번다는 피르요씨는 수입의 48~50% 정도를 세금으로 내고 있다. 사실상 수입의 절반이 세금인 셈이다.
부모가 부자이지만 피르요씨의 두 딸에게 정부에서는 아동수당으로 매월 220유로(1유로≒1500원, 약 34만여 원)를 지급한다. 원래 두 딸에게 지급하는 아동수당은 210유로(첫째 100유로, 둘째 110유로)이지만, 이혼한 탓에 10유로를 더 받는다. 피르요씨는 이 아동수당을 모았다가 "방학 때 어학연수겸 여행을 가고, 스포츠 활동에도 쓰고, 옷을 사는 데도 보탠다"고 말했다. 4Km 정도 되는 거리의 학교에 다니는 두 딸에게는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는 버스카드가 주어진다.
피르요씨는 수입의 상당 비용을 아이들과 여행하는 데 지출한다고 말했다. 이집트, 그리스, 아일랜드, 영국, 프랑스, 태국, 싱가폴, 발트3국, 스웨덴, 중국, 캄보디아, 스위스 등등. 동서양을 넘나들면서 20여 개국 넘게 여행했다.
"세금 많이 내지만, 시스템이 그래서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