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숲 아래를 지나가는 자전거도로
성낙선
다시 아침이다. 후배들과 작별을 하고 나서는 바로 경포대 앞을 지나가는 해안도로로 올라탄다. 이 해안도로는 얼마 안 가, 녹색 아스팔트가 깔린 자전거도로로 이어진다. 그곳에서부터 자전거도로가 바닷가 소나무 숲 사이를 지나간다. 조용하고 쾌적한 분위기다.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강릉은 지난 몇 년간 자전거 이용을 활성화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그 결과 지금은 이곳의 자전거도로에서 보는 것과 같이, 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은 물론 관광객들이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하는 데 더없이 좋은 환경을 갖추게 됐다. 그럼 점들을 인정해 행정안전부는 올해 강릉을 우리나라 '10대 자전거 거점도시' 중에 하나로 지정했다.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하다 보면, 강릉처럼 독특한 풍경을 보여주는 곳도 드물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자전거도로 위에서 마주치는 풍경은 물론이고, 해안에서 바라보는 풍경 역시 다른 지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다. 동해안을 여행하면서 수없이 많은 갯바위들을 보아 왔지만, 강릉 지역에서 보게 되는 갯바위처럼 다양한 모양을 하고 있는 곳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사천진항에서 가까운 곳에 교문암이 있다. 바위가 거대한 알 모양을 하고 있다. 그 옛날 이 바위 밑에서 이무기가 용이 되는 꿈을 꾸었다고 한다. 꿈이 현실이 되는 게 쉽지 않다. 더군다나 세상에 용꿈을 꾸는 '이무기'가 어디 한둘인가? 그런데 이 바위에는 마침내 이무기가 용이 되어 떠나는 이야기가 전설이 되어 내려오고 있다. 이무기가 용이 되어 떠나면서 바위가 두 쪽으로 쪼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