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군의 낭만가도, 해안길. 길 표시가 잘 되어 있어 바닷가 길을 찾아가기 좋다.
성낙선
고성군은 자전거여행을 하기에 참 좋은 곳이다. 앞서 달려온, '자전거 10대 거점도시'인 강릉이 전혀 부럽지 않다. 해안선을 따라서, 자동차 몇 대 다니지 않는 한적한 도로를 달릴 수 있다. 자전거도로 같은 걸 따로 만들 필요가 없다. 그 대신 바닷가 길로 들어서기 위해 마을 샛길을 찾아 들어가야 하는 일이 조금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그것 또한 이곳에서 맛보는 묘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그 길에서 만나게 되는 바닷가 풍경이 무척 다채롭다. 해안선을 따라 쉼 없이 나타나는 해수욕장과 항구들이 제 각기 다른 풍경을 보여준다. 해수욕장들이 별다른 치장 없이 민낯을 드러내고 있는 것도 정겹다. 어느 정도,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자연산'들이다.
해운대나 경포대가 아무리 아름답다고 해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은 아마도 고성군의 바닷가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백사장 가까이에 오종종한 모습을 하고 있는 마을들이 있고, 백사장으로 들어서는 주택가 담장 너머로 간간이 마을 사람들의 삶이 들여다보이는 것도 꽤 푸근한 정감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