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홈페이지
페이스북
그런데 이러한 '3단계 영향 규칙'에서는 타고난 성품이나 성격 등 유전성이 크게 작용한다. 이 책에 따르면 평균적으로 친구가 5명인 학생은 친구가 1명 뿐인 학생과 유전자 구성 자체가 매우 달랐다고 한다. 유전자는 사귀는 친구의 수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중심인가 아니면 주변인가 하는 문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렇다면 사람은 몇 명의 친구까지 사귀는 것이 적당할까? 친구가 많을수록 인간관계가 좋다고 소문은 나겠지만 수많은 친구들을 관리하는 것 자체도 결코 합리적이진 못할 것이다. 이에 대한 해답은 사회적 지능 가설의 주창잔인 '로빈 던바'의 연구결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로빈 던바는 30명 이상의 과학자들의 비평과 함께 발표된 1993년 논문에서 다양한 영장류의 뇌 크기와 집단 크기 사이의 관계를 검토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적정한 인간 사회 집단의 크기를 약 150명(던바 수(Dunbar's number))으로 추정했다. 이 수치는 오늘날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에도 적용된다고 한다.
저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페이스북에서 평균적인 사용자가 등록한 친구 수는 약 110명(저술 시점). 한 대학을 표본으로 조사해 보니 가까운 친구의 수는 평균 6.6명이었다. 이 결과는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가 오프라인 네트워크와 얼마나 닮았는지를 보여준다고 한다.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알고 지내는 전체 친구 수는 평균적으로 '던바 수'인 150명에 근접하고, 가까운 친구의 수는 핵심 네트워크 크기인 4명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저자들은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와 오프라인 네트워크가 놀랍게도 닮았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또한 집단 지성으로 운영되는 '위키' 등 온라인 상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네트워크 사례를 들어 최근에 각광받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현상을 설명한다.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모든 후보 진영이 선거운동에 인터넷을 활용하려고 노력했지만, 특히 오바마는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와 소셜 미디어의 힘을 최대한 활용했다. 페이스북 공동창립자인 크리스 휴즈가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를 만들어 이를 적극 활용한 사례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한 사람이 투표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 전체 네트워크에 일어나는 일을 시뮬레이션으로 보여주는 컴퓨터 모형은 놀라운 결과를 보여준다. 어떤 경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과 직접 연결된 사람이 3~4명에 불과한데도 불구하고, 한 사람의 투표 행위가 들불처럼 번져나가 최고 100명에게 투표 참여 연쇄 파급 효과를 나타냈다. 한 사람이 투표를 하기로 결정한 행위는 평균적으로 3명을 추가로 투표장으로 향하게 하는 영향을 미친다."책에서 밝히고 있는 위 연구 결과는 우리 사회에 앞으로 있을 총선이나 대선에서 투표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소셜 네트워크와 소셜 미디어 활용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온라인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가 향후에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할지 기대가 되는 대목이다.
우리가 소셜 네트워크를 이해해야만 하는 이유이 책의 저자들은 네트워크를 전체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떤 주요 위험 요소를 '인종같은' 개인적인 속성으로 추정하는 타성에서 벗어나게 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개인의 사회경제적 위치보다도 구조적 위치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상호 연결이 점점 늘어나는 세계에서 유대가 많은 사람들은 연결이 점점 더 좋아지는 반면에 유대가 적은 사람들은 점점 주변으로 밀려날 수 있다. 그 결과, 소셜 네트워크에서 특정 장소에 있는 사람들에게 혜택이 더 많이 몰릴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진짜 디지털 격차이다. 네트워크 불평등은 기회 불균등을 초래하고 강화한다."이에 따라 저자들은 범죄를 줄이려면 잠재적 범죄자가 가진 연결의 종류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사회의 불균형 현상, 예를 들면 교육이나 건강, 소득 격차 등을 해소하려면 돕고자 하는 사람들의 개인적 연결 문제도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회사나 사회가 근로자의 건강을 개선하는 데 1달러를 쓸 때마다 그 근로자의 동료, 가족, 친구, 심지어 친구의 친구의 친구의 건강까지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한다.
"가난을 줄이려면 단지 자본 투입이나 기술훈련에만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된다. 가난한 사람들이 사회의 다른 구성원과 새로운 관계를 맺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네트워크의 주변부에 있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추어 다시 연결을 하도록 돕는 것은, 단지 주변부에 있는 불우한 개인들을 돕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사회의 전체 구조를 돕는 것이다." 이젠 연결을 잃는 순간, 모든 것을 잃는다소셜 네트워크를 이해해야 할 중요성과 그 필요성은 위 본문에서 잘 알 수 있다. '소셜 네트워크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지 개인과 개인간의 관계 뿐만 아니라 3단계까지 영향을 미치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우리 주변의 소외된 혹은 네트워크 불평등 위치에 있는 주변인까지 생각해 보자는 의미다. 또한 사회 근저에 도사리고 있는 '위험 요소'나 가난과 질병, 사회적 고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의 이웃을 돌볼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으로 소셜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100년 전 학자들은 사람을 '타인의 행복에 대한 관심은 전연 없는, 최소한 비용으로 최대한의 개인적 이익을 얻기 위해 이기심으로 살아가는 호모 에코노믹스(Homo Economicus)'로 표현했다. 저자들은 이제 이에 대한 대안으로 '호모 딕티우스(Homo Dictyous)' 즉, '네트워크인'을 주창한다. 저자들에 따르면 집단이 가족 단위를 넘어서서 네트워크를 확대해 갈수록 사람들은 점점 '호모 에코노믹스'에서 벗어나 '호모 딕티우스'처럼 행동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한다.
<행복은 전염된다(connected)>는 분량이 460쪽에 달한다. 그러나 책을 읽는 동안 전연 지루함을 느낄 수 없었다. 모든 내용들이 실험 결과나 통계 등을 이용한 방대한 자료와 다양한 사례들을 실증적으로 다루고 있어 읽는 내내 호기심을 자극했다. 이 책은 하버드 의대 교수와 정치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들의 지적 탐구와 분석 내용으로 가득차 있다.
저자들은 이 책에서 '사람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그 사회에서 개개인이 어떻게 그리고 왜 연결되어 만나고 서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룬다. 또 개인이 이루는 네트워크가 개개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행복은 전염된다>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소셜 네트워크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옆에 두고 두고 읽어 참고해볼 만한 책으로 손색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