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전사한지 50년 만에 '보훈가족'된 박순희씨

남편 전사하고 눈물로 살아온 박순희씨 보훈가족 되다

등록 2011.01.03 11:56수정 2011.01.03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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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961년 남편 윤관용씨가 전사 하였는데도 이를 2007년전까지 모르고 청상과부 인생을 사시며 나홀로 자식들을 키우신 "박순희"씨에게 인터넷이 힘이 되어 50여년만에 "보훈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 애 쓴 필자를 포함한 여러분들께 식사 대접을 하며 축하 건배를 하는 모습

1961년 남편 윤관용씨가 전사 하였는데도 이를 2007년전까지 모르고 청상과부 인생을 사시며 나홀로 자식들을 키우신 "박순희"씨에게 인터넷이 힘이 되어 50여년만에 "보훈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 애 쓴 필자를 포함한 여러분들께 식사 대접을 하며 축하 건배를 하는 모습 ⓒ 윤도균

1961년 남편 윤관용씨가 전사 하였는데도 이를 2007년전까지 모르고 청상과부 인생을 사시며 나홀로 자식들을 키우신 "박순희"씨에게 인터넷이 힘이 되어 50여년만에 "보훈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 애 쓴 필자를 포함한 여러분들께 식사 대접을 하며 축하 건배를 하는 모습 ⓒ 윤도균

40년 전 군 생활 기억이 보훈 가족을 찾았어요.

 

4년 전 어느 날 (2007.05.18 15:00 ) 내가 운영하는 카페(http://cafe.daum.net)에 가입한 회원님께서 "회원가입인사"란 에 아래와 같은 글을 올렸어요. 

 

"안녕하세요.

저는 육군 1사단 인사처에 근무하는 지성준 상사입니다. 국가 숙원사업 중 목적으로 순직하신 분의 유가족분들을 찾아서 명예와 국가 보훈혜택을 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제가 찾는 분은 고) 윤관용 씨로 1937년 12월생으로 1961년에 순직하셨습니다. 가족 중 윤관수씨가 있었으며 주소는 경기도 파주시 천현면 법원 2구로 혹시라도 아시는 분들은 저에게 연락을 주시면 가족에게는 명예를 회복할 수가 있을 겁니다. 저의 전화번호는 010-50XX-37XX, 031-9XX-6XXX번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그런데 이 글을 읽는 순간 갑자기 40여 년 전 내가 군 복무하던 시절 군민 협조 관계로 지 상사님이 보훈 가족을 찾고 계신 윤관용씨의 인척이신 '윤관수'씨 성함이 언뜻 내 뇌리에 스쳤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윤관수씨'께서 당시 경기도 파주시 천현면 면장님을 역임하신 분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혹시 동명이인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현재의 파주시 법원읍(구 천현면) 사무소에 전화했다. 전임 면장이셨던 '윤관수'씨 근황과 연락처를 수소문하니, 전화를 받은 담당자께서 자신은 잘 모르고 총무과장님 오시면 여쭈어 봐 연락을 주겠다고 하여 연락처를 알려 주고 전화를 끊었다.

 

a  좌측의 지성준 상사께서 필자가 운영하는 카페에 1961년 전사하신 윤관용씨 가족을 보훈혜택을 드릴 수 있게 한다는 글을 올려 이를 보고 필자가 40년전 군생활 하던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여러분들에게 수소문 하여 가운데 빨간옷을 입으신 "박순희"씨를 보훈가족 혜택을 보게 하여 이를 고맙게 생각한 박순희씨의 초대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좌측의 지성준 상사께서 필자가 운영하는 카페에 1961년 전사하신 윤관용씨 가족을 보훈혜택을 드릴 수 있게 한다는 글을 올려 이를 보고 필자가 40년전 군생활 하던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여러분들에게 수소문 하여 가운데 빨간옷을 입으신 "박순희"씨를 보훈가족 혜택을 보게 하여 이를 고맙게 생각한 박순희씨의 초대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 윤도균

좌측의 지성준 상사께서 필자가 운영하는 카페에 1961년 전사하신 윤관용씨 가족을 보훈혜택을 드릴 수 있게 한다는 글을 올려 이를 보고 필자가 40년전 군생활 하던시절의 기억을 더듬어 여러분들에게 수소문 하여 가운데 빨간옷을 입으신 "박순희"씨를 보훈가족 혜택을 보게 하여 이를 고맙게 생각한 박순희씨의 초대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 윤도균
a  40여년전 필자가 군생활할때 경기도 파주시 천현면장을 하셨던(좌)윤병호씨를 기억하여 이분의 협조로 1961년 전사하신 윤관용씨 가족을 찾아 보훈처로부터 보훈가족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애를쓰셨던 (우)지성중 상사와의 모습

40여년전 필자가 군생활할때 경기도 파주시 천현면장을 하셨던(좌)윤병호씨를 기억하여 이분의 협조로 1961년 전사하신 윤관용씨 가족을 찾아 보훈처로부터 보훈가족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애를쓰셨던 (우)지성중 상사와의 모습 ⓒ 윤도균

40여년전 필자가 군생활할때 경기도 파주시 천현면장을 하셨던(좌)윤병호씨를 기억하여 이분의 협조로 1961년 전사하신 윤관용씨 가족을 찾아 보훈처로부터 보훈가족 혜택을 받을 수 있게 애를쓰셨던 (우)지성중 상사와의 모습 ⓒ 윤도균

그리고 일주일이 지나도록 법원읍 사무소에선 연락이 없어 "목마른 놈이 우물 판다고" 다시 전화하여 총무과장과 통화하며 40년 전 전임면장 '윤관수'씨 근황을 물었다. 그러나 그분은 벌써 오래 전에 고인이 되시고 가족 연락처는 모른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끊었다.

 

다시 곰곰이 군 복무 시절 기억을 더듬어 생각하니 고인이 되신 윤관수 면장님 후임으로 '윤병호' 면장님이 부임하시어 나와 업무 협조를 하셨던 생각이 떠올라 다시 법원읍 사무소에 전화했다. 혹시 '윤병호' 전임 면장님 연락처는 알 수 있겠느냐고 물으니, 담당자는 귀찮다는 듯 당장은 모르겠고 알아봐서 연락해 주겠다는 답변을 듣고 또 다시 10여 일을 기다렸지만 역시 꿩 구워먹은 소식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다시 법원읍 사무소에 전화하여 담당자에게 아니 "전사하신 윤관용씨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인데도, 그분 가족들을 찾아 보훈 가족을 만들어 드리려 이렇게 이해 상관없는 일에 수차례 전화를 하는데 어떻게 법원읍 주민을 위한 일에 담당 공무원께서 이렇게 성의없이 업무처리를 할 수 있느냐"고 싫은 소리를 했다. 그때야 담당자께서 "죄송하다"는 말과 "오늘은 제가 책임지고 몇 시간 내 다시 연락 드리겠다"는 답변을 듣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서너 시간이 지났을까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이 울려 받으니 법원읍 사무소 담당자께서 전임 윤병호 면장님 연락처를 알았다고 하시며 알려줘 고맙다는 인사를 드리고 곧바로 전임 윤병호 면장님께 전화했다.

 

"면장님 혹시 저를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40년 전 제가 25사단 민사처 근무할 때 면장님을 여러 번 찾아가 뵙고 군민관계 업무 협조를 하였던 윤 병장(윤도균)입니다. 기억이 나시는지요?"

 

a  향토박물관에 전시된 우리나라 고서 잡지류 책들

향토박물관에 전시된 우리나라 고서 잡지류 책들 ⓒ 윤도균

향토박물관에 전시된 우리나라 고서 잡지류 책들 ⓒ 윤도균
a  향토박물관에서 손자 아이(윤도영)이가 우리나라 국악기인 장고를 치고 있는 모습

향토박물관에서 손자 아이(윤도영)이가 우리나라 국악기인 장고를 치고 있는 모습 ⓒ 윤도균

향토박물관에서 손자 아이(윤도영)이가 우리나라 국악기인 장고를 치고 있는 모습 ⓒ 윤도균

이렇게 말씀을 드리니 윤병호 면장님께서 잠시 후 연락을 주셨다.

 

"응, 그래 알 것 같아. 고향이 파주랬지. 그리고 형님이 법원읍에서 운수 사업을 하셨고…" 하시면서 저를 알아보셨습니다. 그래서 선은 이렇고 후는 저렇고 설명을 드리며 "1961년도에 고인이 되신 윤관용씨 가족을 찾아 '보훈 가족'을 만들어 드리려고 이렇게 전화를 드렸다"고 말씀을 드렸다. 윤 전 면장님께선 "도균이 그럼 약 1시간 정도 후에 내가 자네에게 전화할 테니 기다리라"고 하시며 전화를 끊으셨다.

 

그리고 채 40분도 안 되었는데 윤 면장님께서 전화가 와 받았다. "내가 지금 돌아가신 '윤관수 전임 면장님' 댁에 왔는데 마침 이웃에 살고 계신 '윤관용 씨 부인'께서 여기와 계신다"며 갑자기 전화를 바꿔 주시어 콩닥거리는 마음으로 '윤관용 씨 부인이신 박순이'씨와 통화를 했다. 아주머님께선 너무나 뜻밖의 일에 놀라셨는지 "세상에~~~ 세상에~~~" 하는 말씀만 하시며 진정을 하시지 못하였다.

 

우선 아주머니의 남편께서 전사하신 사실을 확인하고 제가 중간 역할을 하여 좋은 소식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씀만 드리고 윤병호 면장님을 바꿔 "잘 될지 모르겠지만, 오늘 중으로 다시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내 카페 '가입인사란'에 윤관용씨 가족을 찾는 글을 올리신 '지성중 상사님'께 전화하여 윤관용씨 부인 박순이씨를 찾았다고 알려주며, 지 상사가 직접 연락하여 꼭 그분(박순이)이 보훈 가족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는 당부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 

 

서너 시간 지났을까? 오후 9시쯤 되었는데 지성준 상사께서 나와 전화를 끊고 곧바로 법원리 박순이씨댁을 방문하여 확인하고 왔다면서 자신이 찾는 윤관용씨 가족이 맞다고 하면서 내일 중으로 상급 부대에 보고하여 그 결과를 알려 드리겠다는 약속을 듣고 전화를 끊었다.

 

a  향토민속 박물관에 전시된 갓 종류

향토민속 박물관에 전시된 갓 종류 ⓒ 윤도균

향토민속 박물관에 전시된 갓 종류 ⓒ 윤도균
a  향토민속 전시관에 전시된 "분청사기" 종류의 다양한 용도의 그릇들

향토민속 전시관에 전시된 "분청사기" 종류의 다양한 용도의 그릇들 ⓒ 윤도균

향토민속 전시관에 전시된 "분청사기" 종류의 다양한 용도의 그릇들 ⓒ 윤도균

 
그리고 한 시간여 후 이번에는 오후 10시가 지났는데, 윤관용씨 부인 박순이씨께서 전화하시며 저에게 "사장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이 은혜 어떻게 갚아야 하느냐"고 하시면서 "내일 당장 지 상사님과 오후 3시에 호적초본을 가지고 만나기로 하였다"고 말씀하셨다. 또 "이 은혜 잊지 못 한다"고 하시며 "좋은 결과 가지고 꼭 사장님 찾아뵙겠다"고 연거푸 "세상에~~~ 이렇게 고마울 때가 다 어디 있느냐"고 여운을 남기시며 전화를 끊으셨다.

 

그러니까 40여 년 전 내 군대 생활 당시의 어설픈 인연의 기억이 '1961년도 12월 전사'하고도 국가로부터 그동안 일체의 보훈 혜택을 받지 못하셨던 윤관용씨 가족들에게 뜻밖에 국가로부터 보훈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사실이 나 자신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어리둥절했다. 그러니 윤관용씨 가족들은 오죽하셨을까 생각하며, 새삼 온라인의 힘과 요즘 '군대', 정말 눈에 띄게 변화하였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그 후 윤관용씨 가족의 '보훈 가족' 절차는 지성준 상사의 도움으로 순조롭게 진행이 되어 윤관용씨 부인이신 박순이씨 가족은 드디어 국가로부터 '보훈 가족' 자격을 얻어 혜택을 받게 되었다. 이 사실이 널리 알려져 심지어 육군본부에서도 저에게 좋은 일을 하셨다고 치사를 했다. 이에 "저의 성씨와 같은 파평 윤씨' 가족들 중에 아직도 많은 분이 연락처를 찾지 못하여 보훈 가족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인적사항 자료를 보내 주며 더 많은 분이 보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보훈가족 혜택을 받게 된 박순희씨께서는 나를 시동생처럼 생각하고 남은 여생을 서로 오가며 살겠다고 하시며 그해 가을 어느 날 이번 일에 맨 먼저 나의 카페에 글을 올려 줃신 (지성 중 상사 가족과 윤병호 전임 면장님, 우리 가족)을 법원리 음식점에 초대하여 푸짐한 음식 대접을 하여 주셨다.

 

특별히 나를 당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 (간장,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 각종 농산물)을 차에 바리바리 실어주시며 "당신은 이제 나를 시동생처럼 생각하시겠다"며 "서방님 고맙습니다"를 거듭 하시며 눈시울을 적시셨다. 아주머니와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자유로를 달려 귀가하는 마음이 마치 하늘을 날듯 가볍고 산뜻하다.

 
a  향토박물관에 전시된 우리나라 고유의 장독대 모습

향토박물관에 전시된 우리나라 고유의 장독대 모습 ⓒ 윤도균

향토박물관에 전시된 우리나라 고유의 장독대 모습 ⓒ 윤도균
a 필자와 손자 아이 도영이 보훈가족이 되신 "박순희"씨의 초청으로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에 도착하여 손자 아이와 함께 먼저 향토박물관 관람을 하고 있다.

필자와 손자 아이 도영이 보훈가족이 되신 "박순희"씨의 초청으로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에 도착하여 손자 아이와 함께 먼저 향토박물관 관람을 하고 있다. ⓒ 윤도균

▲ 필자와 손자 아이 도영이 보훈가족이 되신 "박순희"씨의 초청으로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에 도착하여 손자 아이와 함께 먼저 향토박물관 관람을 하고 있다. ⓒ 윤도균

 

2011.01.03 11:56ⓒ 2011 OhmyNews
#보훈가족 #박순희 #윤관용씨 #윤관수씨 #윤병호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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