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유적과 문화유산 답사로 보는 '대구의 풍경'을 체계적으로 소개함으로써 대구 이외의 지역에 거주하는 분들에게 '2011년은 대구 방문의 해'라는 사실을 널리 홍보하려는 목적에서 이 글을 쓰는 필자는 스스로에게 다음과 같은 다짐을 하고자 한다. 함부로 미화하고 과장해서는 안 되며, 결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쳐서도 안 된다! 증거물이 남아 있지 않으면 전설로 인정될 수 없고, 유물이 없으면 역사가 아니다.
대구의 역사유적과 문화유산에 대해 알아보려고 여러 전문서적을 탐독하고 현장의 공식 안내문을 읽었는데, 뜻밖에도 놀라운 경향성을 발견하였다. 동구 내곡동의 모감주나무에 대한 현장 안내판의 해설과, 대구시청 홈페이지 중 문화체육관광국 홈피의 안내문을 예로 들어보자.
[현장 안내판] 모감주나무는 중국․일본․대만 등지에 분포하는 낙엽교목(落葉喬木)으로 절 주위에 많이 심는다. 나무는 높이 9-10m까지 자라고, 노란꽃이 6-7월에 피며, 열매는 과리 모양으로 10월에 익는다. 잎과 꽃은 약용으로, 종자는 염주알 모양으로 단단하고 둥글며 윤기가 있어 염주 및 비누미용으로 이용된다. 이 나무는 그 희귀성으로 인해 보존할 가치가 인정되어 충남 안면도에 있는 모감주나무 군락이 1962년 천연기념물 제138호로 지정된 바 있다. 경북 안동에 자라고 있는 한 그루의 모감주나무도 경상북도 기념물 제50호로 지정된 바 있다. 이곳의 모감주군락은 약 350년 정도의 수령을 가진 4그루와 5~10년생 약 100그루 정도가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곳의 4그루의 모감주나무는 이미 지정된 것들보다 수령이 오래되었고, 나무 둘레도 31~45㎝로 크며, 높이도 8~10m 웅장하다.
[대구시청 홈페이지] 모감주나무는 중국·대만·일본 등지에 분포하며, 우리나라에서는 황해도와 강원도 이남에서 자라고 있다. 여름에 노란 꽃이 피고 열매는 콩알보다 약간 큰데, 열매가 둥글고 검으며 윤기가 있어 염주를 만드는 데 쓰인다. 스님들은 이 열매로 염주를 만들기 때문에 염주나무 또는 보리수라 부른다. 내곡 모감주나무군락은 다른 지역의 모감주나무보다 둘레나 나이면에서 훨씬 크고 오래되었으며, 나무의 보호측면이나 희귀수종보호 및 생물학적인 측면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두 안내문에 따르면, 안면도의 모감주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받은 것은 1962년이고, 안동의 것이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된 것도 1984년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을 받은 것은 벌써 48년이나 지난 정말 옛날의 일이다.
그런데 안내문은 대구의 모감주나무는 그 나무보다 수령도 더 오래되었고, 키도 더 크고, 둘레도 더 굵은데 아직도 천연기념물로 지정을 받지 못했다고 말한다. 지역의 나무에 대한 잘못된 과장인지, 아니면 대구시가 문화유산에 대해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풍자하고 있는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다.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한 공적 해설이 이래서야 어찌 공들여 현장을 찾은 방문객의 마음을 감동시키고 설득해낼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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