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처음 올라 기뻐하는 유재석.
MBC 화면캡쳐
그러나 2010년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동시간대에 방영되는 SBS <스타킹>이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무한도전>의 시청률이 차츰차츰 떨어진 것과 맞물려 결국 <스타킹>과 <무한도전>은 어느 새 엎치락뒤치락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한 번 벌어진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지난 1일 방영됐던 <스타킹>의 시청률은 19.7%(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무한도전>의 시청률은 15.8%(이하 동일기준)였다.
2010년, 나는 <무한도전>의 위기론에 대한 기사(
'<무한도전>은 왜 <스타킹>에 왕좌를 내줬을까?')를 쓴 적이 있다. 지금처럼 여기저기서 위기를 말하기 한참 전인 1월의 일이었다. 그때 난 기사에서 <무한도전> 위기의 본질은 불가피한 체질변화로 인해 시청자폭이 좁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 원인으로 첫째, 인터넷 문화를 적극 차용함은 물론, 패러디를 많이 사용해 인터넷을 하는 사람만 웃을 수 있게 된 점을 들었다. 둘째로는 지나치게 빨라진 프로그램의 속도와 매주 변하는 포맷 때문에 중장년층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점을 들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나는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고자 한다. 지나치게 많고 길었던 장기 프로젝트 방영으로 인해 발생한 여러 부작용이 바로 그것이다.
<무한도전>에서 장기 프로젝트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무한도전> 이전의 대부분 예능프로들이 1회 방송분량만큼의 단발성 에피소드 위주로 만들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방송 수개월 전부터 착실하게 토대를 쌓아 그 성과를 한 번에 몰아치는 장기 프로젝트는 가히 혁신적인 시도였다. 그리고 그 후 이 장기 프로젝트는 KBS <남자의 자격> 등을 통해 다른 예능프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무한도전>이 처음으로 도전했던 장기 프로젝트는 2006년 겨울에 방영됐던 모델특집이었다. 그 후로 2007년 겨울에 댄스스포츠, 2008년 겨울에 에어로빅을 도전하면서 <무한도전>의 겨울 장기 프로젝트는 연례화됐다. 그런데 2009년 들어서면서 <무한도전>은 장기 프로젝트의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에어로빅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2009년 초, <무한도전> 멤버들은 봅슬레이에 도전했다.
한달 반 동안 특집 두 개만 방영한 <무한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