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복직... 또 해고
출산을 앞둔 여직원에게 사직을 강요하고 출산휴가를 주지 않는 것은 물론, 심지어 생리휴가마저도 번번히 가지 못하는 등 고용에 불안을 느낀 여성노동자들은 2009년 6월 노동조합을 결성했으나 사측의 방해로 노조활동을 하지 못하다가 그해 7월 다시 노조를 결성하고 노사 교섭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교섭은 결렬되고 경북지노위의 조정도 결렬되자 노조는 2009년 10월부터 2010년 2월 말까지 파업을 진행하면서 임단협을 진행해 왔으나 진전이 없자 2010년 3월 전격 업무에 복귀하기도 했다.
이에 금고는 조합원들의 업무복귀 한 달이 지난 4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조합원들에게 소명기회도 주지 않은 채 박현 노조분회장을 포함한 2명에 대해 해고를, 4명에게는 견책의 징계를 단행하였다. 또한 지점 폐쇄를 이유로 정리해고를 단행하겠다는 뜻을 노조에 전하기도 했다.
노조는 이런 금고의 부당해고 및 징계에 맞서 지노위에 구제를 신청하여, 6월 지노위의 판결로 복직할 수 있었으나 지점 폐쇄를 이유로 또다시 정리해고를 단행해 10월 16일 3명의 조합원을 해고하였다.
지점장은 '이익', 상무는 '손실'... 결국 지점 폐쇄
금고는 지점을 폐쇄한 이유로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했으나 지점장은 이익이 나는 보고서를 올렸다고 한다.
그러나 손아무개 상무는 지점장의 보고서를 무시하고 손실이 난다는 허위의 보고서를 작성해 이사회에 올리고 지점 폐쇄에 직접적인 역할을 하면서 노조원들의 해고에 앞장섰다는 게 노조원들의 주장이다. 박현 분회장은 "상무는 자기가 유리한 입장일 때는 경영자인 척하고 불리한 입장일 때는 지시만 받았을 뿐이라고 하는 이중인격자"라고 분개했다.
노조는 지점폐쇄와 부당해고, 노조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사회의 뜻에 따라 손 상무가 앞장서서 모든 일처리를 했다며 상무의 집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상무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기자와 만난 손 상무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고 이사장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다"며 "지점이 손실이 나는 것은 확실하고 지점장이 빠트린 부분이 있으나 예기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재경 성당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인건비, 전산유지비, 공과금 등을 제외하고 수익으로 잡아 이익이 난다고 올린 지점장의 보고서는 가치가 없다"고 일축하고 "금융결제원 분담금, 예금자보호예수금, 배당금, 충당금, 적립금, 기타 영업비용 등을 포함하면 실질적인 적자가 이뤄져 지점을 폐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노조는 "자금조달만 지점이 하고 자금의 운영은 본점이 한다"며 "본점에서 발생한 모든 비용을 지점에 전가시키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공인회계법인에 맡겨 공동분석을 해보자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노위 결정 수용하고 임단협 체결만이 해결
박현 분회장은 "지점을 폐쇄하면서 해고를 회피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오로지 명예퇴직만을 요구했다"며 "명예퇴직 대상 선정에 자격증이 많은 사람, 부양가족수가 적은 사람 등을 조건으로 내걸어 주산, 부기 등 지금은 사용도 하지 않는 자격증을 기준으로 하고, 남자직원들은 동거하지 않는 가족까지 부양가족으로 넣고 여직원들은 부양가족을 인정하지 않는 등 일방적으로 노조원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이 부분에 대해 지노위도 지난 12월 22일 "긴박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없고 해고대상자 선정에 있어서도 일방적인 여성노동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등 해고회피의 노력을 하지 않은 점이 인정된다"며 해고자의 복직을 판결했다.
이에 노조는 지노위의 결정을 수용해 부당한 징계를 철회하고 노조를 인정할 것과 여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차별을 중지하고 폐쇄된 지점을 다시 개소해 해고자 전원을 원직복직 시키는 것만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박현 분회장은 "얼마 되지 않는 직원들이라 한식구처럼 같이 도시락도 싸다 먹고 했는데 이젠 짐짝처럼 내팽개치려 한다"며 "모르는 남도 돕는다는데 왜 우리는 쫒겨나야 하는가"라며 먹고 살기 위해 싸우는 자신들에게 명예니 자존심이니 하면서 협상에 나서지 않는 사용자측이 비겁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당새마을금고 측은 중노위로까지 가더라도 복직은 시키지 않겠다는 입장만을 내세우면서 노조와의 대화를 회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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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성당새마을금고 조합원 '해고... 복직... 또 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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